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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가 말하는 나'와 '박훈이 말하는 임미리'…"민주당 아닌 진보"

신상털이 나서자 본인이 '셀프털이'…"한나라 시의원 출마"
'진보' 박훈 변호사 "대학 후배…화염병 던지던 여학우"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0-02-15 01:10 송고

임미리 고려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신상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더불어민주당을 들었다 놨다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에 대해 '신상털이' 현상이 나타나자 임 교수는 14일 "(신상털이) 수고를 덜어주겠다"며 자신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 '셀프 털이'를 했다. 여기에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변호해 온 박훈 변호사도 "내가 아는 임미리"라며 그를 위한 변명에 뛰어 들어 큰 주목을 끌었다.

임 교수는 자기 시각으로, 박 변호사는 외부시각으로 변명을 해 결이 달랐지만 그 종착점은 '임미리가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진보성향'이었다.

◇ 임미리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민주당 고발→임미리 지지여론 →민주당 고발취하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다. 발끈한 민주당은 지난 주 이해찬 대표 이름으로 그와 경향신문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임 교수 경력을 볼 때 다분히 의도적인 공격으로 묵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즉각 민주당이 비판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다며 "나도 고발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을 가했다. 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 진보진영 인사들도 민주당의 처사가 부적절하다며 취하압박을 넣었다.

자칫 대형 악재로 이어질 기세에 민주당은 14일 '과도한 대응이었다'며 고발를 취하, 건진 것없이 점수만 까먹었다.

◇ 한나라당 후보 등 신상털이에 임미리 "그래, 선거비용 대 준다기에 출마…낙선후 남은 돈으로 나이트"

민주당은 임 교수가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이력(결과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을 문제 삼아 고발에 이르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임 교수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섰던 이력을 찾아내 '그럼 그렇지'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임 교수는 "예상은 했지만 벌써부터 신상이 털리고 있다"며 보란 듯 자신의 신상을 소상히 알렸다.
보수의 텃밭이라는 대구 출신이며 1998년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시 의원 출마, 2007년 손학규 캠프, 2007년 문국현 창조한국당 캠프 등의 정치이력이 그 것이다.

"대학 다닐 때부터 선거를 좋아했다"는 그는 "1998년 제 회사를 차리는 과정에서 '선거비용을 대준다'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한양대 정문 앞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유세하니까 오히려 구경도 많이 왔던 것 같다"며 "선거 끝나고는 돈이 좀 남아 운동원 해준 여성분들하고 나이트 가서 놀았다"고 했다.

이어 "한나라당 소속 의원실마다 '한나라당이 부끄럽다'는 제목의 글을 뿌린 뒤 (이듬해) 탈당계를 제출했다"라는 사실을 덧붙였다.

임 교수는 "2007년엔 대선을 경험해보고 싶어 아는 분이 있던 손학규 캠프로 갔지만 (왕따를 당해)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으로 다시 가 거기서 여러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제 이름 검색하다가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 명단에 들어가 있는 것을 봤는데 아마 누군가 선거장사 할 때 받은 제 명함을 끼워 넣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안철수 캠프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을 것인데 (당시) 박사 과정 중이던 (저를) 잘 아는 분이 이름을 넣겠다 하기에 마음대로 하라고 했을 뿐 캠프에는 나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글 말미에 임 교수는 "2005년 긴급조치9호 30주년 기념문집을 만들 때 70년대를 산 여러 어른들을 만나고 크게 감명 받았고 2014년 세월호 사건 그날 이후 처음 역사 속에 몸을 담궜다고 느꼈다"며 "그 뒤로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는 말로 깨어있는 삶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렸다.

박훈 변호사가 지난 7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유학생과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 박훈 "대학 2년 후배 임미리, 화염병 던지던 여학우…늘 민주당 피했지만 진보정당 무시한 적 없어"

박훈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미리는 대학 2년 후배다"며 "신상털이, 맥락없는 개인적 비난에 대해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그를 변명하고 싶었다"고 그를 위한 변명을 풀어 놓았다.

박 변호사는 "임미리는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던, 짱돌과 화염병 던지는 '여학우'로 유명했고 주사파에 대해 매우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학창시절 임 교수를 회상했다.

박 변호사는 여권 지지층이 문제삼고 있는 "1998년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후보로 나가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겨루어 40% 득표로 낙선한 특이한 경력(과 관련해) 그 이유를 직접 물어봤다"면서 "그 친구 답은 웃으면서 '한 번쯤 적진에 들어가 그들이 어떻게 노는지 보고 싶었다. 잘 놀다 왔죠'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국현, 안철수 현상이 심할때 그 캠프에 들어가는 등 그는 늘 그렇게 민주당을 피하고 살았지만 그렇다고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바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난 아직도 (임 교수를) 여러가지 실험하는 정착 않은 사람으로 보고 있다"며 "경향신문 칼럼도 그다운 글이라고 봤을 뿐 이렇게 문제가 크게 일어날지 생각지도 않았다"고 임 교수가 보수 시각에서 민주당을 저격했다는 해석에 반대했다.

끝으로 박 변호사는 "이런 글까지 쓰게하는 이 상황이 그저 개탄스럽다"며 진영 논리에 매몰돼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