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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4관왕' 물 들어왔는데…CJ·농심 '짜파구리' 딜레마

"짜파구리 정식 제품 출시 검토 중"
짜파게티·너구리 매출 하락 우려 '고민'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0-02-16 08:00 송고 | 2020-02-16 10:02 최종수정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 뉴스1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 뉴스1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이라는 영광을 달성하면서 극 중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이 불고 있다. 농심은 영화 상영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CJ 역시 짜파구리를 활용한 이벤트가 기생충 흥행에 도움이 된다. 다만 두 기업 모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 농심 '짜파구리' 컵라면 출시?…짜파게티·너구리 매출 줄까 고심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과 함께 짜파구리 조리법 동영상을 11개국 언어로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친 단어다. 2009년 한 네티즌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온라인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최근 기생충 효과로 과거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이번 기회를 해외시장 공략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해외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일부터 영국 극장에서 짜파구리 샘플링을 나눠주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영화 관람 후 주인공이 먹었던 제품을 체험하고 실생활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아예 짜파구리 컵라면을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각각 구매해 조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식품 업계에선 각종 신제품이 쏟아진다. 반대로 선택을 받지 못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도 많다. 최근 식품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다. 다만 매출 부진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적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문제는 짜파구리가 정식 제품으로 등장하면 기존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짜파구리를 먹기 위해선 두 제품을 사야 한다. 짜파구리가 나온다면 상대적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찾는 손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농심이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짜파구리 단일 제품 출시 검토를 하지 않는 이유다.  

농심이 영국에 있는 한 극장에서 관람객에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농심)© 뉴스1
농심이 영국에 있는 한 극장에서 관람객에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농심)© 뉴스1

◇ CJ CGV 기생충 홍보 '짜파구리' 등장?

기생충에 투자자로 참여한 CJ도 오스카 4관왕 효과에 흐뭇한 웃음을 지고 있다. 미국 현지 스크린을 확보하며 박스오피스 순위를 높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선 재개봉이 속속 진행하고 있다.

기생충 해외 보급에 CJ CGV 역할은 크다. CJ CGV는 미국·중국·베트남·터키·인도네시아·미얀마·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오는 17일 베트남에서 다시 기생충을 관람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영화 재상영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터키에선 이미 기생충을 다시 틀기 시작했다.

CJ 입장에서도 꾸준한 고객몰이를 위해선 농심과 협업이 필요하다. 농심이 영국 극장 관람객에게 짜파구리를 나눠주는 이벤트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다면 영화 흥행에 적지 않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CJ그룹은 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제일제당을 두고 있다. CJ CGV 앞마당에서 농심 홍보를 허락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경쟁사 이미지 상승에 도움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매출이 20조원 이상으로 농심과 비교하면 약 10배 많아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도 "협업 사례가 없어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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