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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돈가스집 가장 뿌듯…인수설은 사실 아냐"(인터뷰)

[N인터뷰]③ "한국 식당 경쟁력 높이고파, 유튜브도 기획중"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02-12 10:00 송고 | 2020-02-12 10:10 최종수정
'맛남의 광장'백종원/SBS제공© 뉴스1
'맛남의 광장'백종원/SBS제공© 뉴스1

백종원은 기업인이자 요리연구가이며,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순간에 찾아온 멘토이고, 스스로는 결코 인정하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파급력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이끄는 '반(半)' 방송인이다. SBS '3대천왕'에서 맛집을 찾더니, '골목식당'에서는 온갖 식당들과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변화를 이끌고, '맛남의 광장'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낯선 식재료를 알리며 지역특산물 살리기에 나섰다.

방송용 이미지 없이, 때로는 호통을 치고 일침을 가하고 변화없는 식당 주인 이나 불가피한 상황에 좌절하는 얼굴도 그대로 방송에 담긴다. 많은 시청자들은 성공한 음식사업가인 그가 전하는 노하우를 따르고, 그의 조언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인다. 그것이 일종의 백종원식의 리더십으로 전해지는 동시에, 그는 시대의 또 최근 방송가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됐다.
높은 파급력 만큼, 그에 대한 많은 '말'들도 끊이지 않는다.  기업인이면서 방송을 동시에 하고 있는 탓에 '본인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 '왜 다른 식당에 지나친 간섭을 하냐'는 물음부터, 많은 부수적인 오해나 따가운 시선도 받는다. 그래서 백종원에게 물었다. 이 수많은 오해에 대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하는 이유, 그리고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N인터뷰】②에 이어>

-최근의 팥칼국숫집 에피소드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돌아가면 나도 그분도 상처를 받는다. 식당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좀 다르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인 거다. 우리 주변에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 사람이 있잖나. 그래서 조금 시간이 지나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다. 억지로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은 게 100회까지 이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거다. 그 전에는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고 했는데 그럼 부작용이 나더라. 힘든 상황이 되거나, 본인이 힘들어하거나 그러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맛남의 광장' 백종원/SBS 제공© 뉴스1
'맛남의 광장' 백종원/SBS 제공© 뉴스1

-'골목식당'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는 언제인가.

▶제일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연돈(포방터시장 돈가스집) 사례가 제일 뿌듯했다. 홍보방송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는데 누구든 방송에 나오면 다 홍보가 아닌가. '골목식당' 출연자들이 제일 어려운 게 자기 욕심과 대의적인 명분, 앞을 내다보는 것과의 싸움이다. 당장 돈을 벌고 싶고, 좀 더 버텨서 오래 가는 것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인 거다. 이분들(포방터시장 돈가스집 사장 부부)은 대단한 거다. 그런 고민을 다 이겨내더라. 여름특집을 하면서 그분들이 힘들어 하는 걸 알았는데 그걸 그대로 다 방송에 내면 여파가 너무클 것 같았다. 사실  그 벌이로 대기실을 만들고 그러기 어려웠을 거다. 집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버티는 사람의 오해를 풀어줘야 한다는생각이 들었다. 방송으로 홍보한다는 오해를 받더라도 여기는 너무 안 됐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러다가 겨울특집으로 포방터시장 돈가스집을 다시 가게 된 거다. 상황을 다 확인해보고 이사를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해본다고 하고 이렇게(제주도로 이전) 된 거다. (백종원이 소유한) 호텔 홍보를 위해서는 전혀 아니다. 호텔이 이미 가성비며 뭐며 소문이 나서 잘 되고 있었다. 홍보하려고 한다는 건 오해다. 이 돈가스집은 식당 주인이 고집이 세고 초심을 지키는 분들이다. 나도 가면 줄 서야 먹을 수 있다. 나도 (제주도로 이전한뒤) 아직도 못 먹어봤다. 우리 아버지가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내가 그 집에서 돈까스 튀겨서 대접해볼까 했는데 그것도 못 해봤다. 아내도 가본다는데 그렇게 오래 줄서는 것이 어려워서 못 먹어봤다.

-여전히 오래 줄을 서야 돈가스를 맛 볼 수 있다더라.

▶그렇게 줄 서는 걸 보고 누군가는 '돈가스 못 먹은 귀신이 있냐'고도 하지만 그런 것 자체가 재밌잖나. 나도 그 근처를 지나다가 몰래 마스크라도 쓰고 줄 서볼까 했다. 가보니 줄 선 분들도 재미있어 하더라. 그런(즐기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 현장 상황에 대한 여러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러면서 자리가 잡힐 것 같다.

-백종원의 회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 대해서는.

▶아니다. 디자인, 상표 등록할 때 도와준 거다. 우리 식구가 됐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이 식당 주인에게 레시피 등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도 배워서 나중에 제주도에서 돈가스집도 차리고 그러면 경쟁력있는 식당도 더 많아질 거고, 관광에도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제주도가 체험학습이 많으니까 관광객들이 와서 돈까스도 배우고 같이 먹어보는 그런 체험이 어떨까 이야기는 한 적이 있다. 그건 물론 연돈과는 다른 것이지만.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이후로 생각하고 있는 외식 관련 아이템이 있나.

▶없다. 지금 '맛남의 광장' 열심히 해야 한다. 음식 프로그램들을 유심히 본다. 누군가는 SBS랑 전속계약했냐고 하는데 그게 아니다. (웃음) ('3대천왕'에서 만난) PD들과 친해져서 계속 프로그램이 이어진 거다. 다른 제작진에도 열어두고 있지만 성향이 아무래도 먼저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이왕이면 무엇이든 (외식산업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뜻이 맞아야 할 것 같다.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백종원/SBS 제공© 뉴스1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백종원/SBS 제공© 뉴스1

-앞으로 목표는.

▶음식을 사먹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면, 만드는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순두부찌개를 집에서 만들면 얼마인데 식당에서 몇 배로 받는다, 많이 남겨 먹는다라고 하는데 실제 운영해보면 원가율에 대한 인식이 바뀔 거다. 외식산업 관련 프로그램에서 그런 걸 다루는 거다. 그런 걸 보면서 소비자들도 짜장면 하나도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지 알게 되는 거다. 그렇게 식당들이나 산업을 이해하게 되면 나에게도 더 좋게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유명인들이 댓글에 상처받으니 보지 말라고 하지만, 좋은 댓글을 보고 힘을 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나도 힘이 없을 때 댓글을 볼 때가 있다. 그러고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응원을 받아서 상승작용이 있는 것이다. 음식장사에 대해 알려드리고 더 이해하게끔 하고 그러다보면 열정이 있는 사람이 외식업에 들어오는 순환이 이뤄진다.

-방향성이 확실하다.

▶나도 음식을 통해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하면서 깨닫기 시작한 거다. 외식시장이 좋아지면 우리가 하는 일도 도움이 되겠지만 (산업 자체의) 방향이 정확해진다. 일본, 홍콩, 대만 같은 나라들 다녀보면 부럽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식당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없다. 외국인들이 와서 한국에서 바가지쓰고 이상한 식당 갔다가 자국으로 돌아가서 한식 맛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도 음식이 구색을 잘 갖추고 지역별 특성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걸 내가 최근 시작한 유튜브와도 연결시켜보려고 한다.

-최근 유튜브 관련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때 '유튜브하는 거 적자다'라고 기사가 많이 났다. 재미있게 하다가 (돈을 버는 건) 자연스럽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유튜브로도 이런 걸 기획하는 게 주변에서 자꾸 잘 한다고 해주시니까 더 잘 하고 싶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기부를 하는 것도, 처음에는 솔직히 이렇게 기부하면 착하다고 하려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사실 사업하던 놈이라 왜 기부를 하는지 잘 모르기도 했다. 그런데 아내가 기부를 하고 출연료를 좋은 곳에 쓰고 뿌듯해하더라. 그걸 나도 흉내내다 보니 이렇게 됐다. 좋게 봐주니까 그 반응이 내게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칭찬받고 싶어서 했는데, 갈수록 이게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게끔 만들어주니까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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