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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 VS 청소노동자… '부당해고' 2067일 평행선

(울산=뉴스1) 손연우 기자 | 2020-02-11 14:52 송고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8명이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 뉴스1 손연우기자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8명이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 뉴스1 손연우기자

"우리가 청소를 못한 지 오늘로 2067일됐어요."

2014년 6월 시작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노숙투쟁이 올해로 6년 째 진행중이다.

투쟁은 당초 20명으로 시작됐지만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이탈했고, 현재는 8명이 함께하고 있다. 

울산과학대의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은 비닐과 스티로폼으로 만든 천막에서 전기요 하나로 겨울추위를 피하고 있다. 

"왕언니(청소노동자·76)는 농성 중 쓰러져서 걸어다니질 못해요."

장기간 노숙농성으로 몸도 마음도 상했다면서도 이들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학교측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각 8200여만원의 가압류를 해놓은 상태다. 

2017년 2월께 "청소노동자들이 학교를 불법 점거하면서 학습환경을 해친다"며 대학측에서 가처분을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교내 농성장이 강제 철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학교 시설물 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압류 조치를 한 것이다. 

청소노동자 김순자씨는 "집이고 통장이고 모두 압류 돼 오갈 데가 없다. 학교측에 과도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고 최저임금 수준을 요구 했을 뿐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이어 온 목소리가 세월에 묻힐까 두렵다"며 "송철호 시장이 나서서라도 해결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노옥희 교육감을 비롯해 많은 인사들과 단체가 중재에 나섰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민주노총 울산지부 관계자는 "최소한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 것은 노조가 학교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월 이후에는 투쟁이나 교섭 등 다른 방법들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동자들은 현재 해고노동자들 복직(직접고용)과 가압류 해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측은 "계약기간보다 3개월 이상을 연장하면서 합의를 시도했지만 그들이(노동자)거부했었다. 불안정한 계약연장을 지속할 수 없어 새 업체와 계약했고, 현재 학교에는 그들을 직접 고용해 맡길 자리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8명이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 뉴스1 손연우기자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8명이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 뉴스1 손연우기자



syw07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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