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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이어 신종 코로나까지"…'천재해커'가 뿌린 코딩이 세상 바꾼다

'코로나알리미' 제작자 키운 이두희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0-02-06 07:10 송고
이두희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 © 뉴스1
이두희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 © 뉴스1

"사실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건데 (그 친구들에게) 약간의 기술만 더해지자 전국민에게 유용한 사이트도 쉽게 만들고 자신의 즐거움도 얻게 된 것 같아 뿌듯하게 생각해요."

이두희 대표(37)가 운영하는 프로그래밍 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의 교육생들이 제작한 웹사이트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한 것만 벌써 두번째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는 멋쟁이 사자처럼 2기생들이 만든 메르스 웹 지도가 순방문자수(UV) 500만을 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정부가 숨기기에 급급했던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7기 교육생 4명(김준태·박지환·이인우·최주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주변 진료소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알리미' 사이트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코로나알리미 만든 사람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비전공자'였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걸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비전공자들"이라며 "코로나알리미를 만든 학생들도 컴퓨터공학과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이 대표가 공동창업한 프로그래밍 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은 컴퓨터 비전공자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곳이다. 지금까지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 수만 7500명에 달한다.

멋쟁이 사자처럼의 커리큘럼에 대해 이 대표는 "보통 표현하기 쉬운 웹 개발에 대해 먼저 배우고, 프로그래밍 언어는 '파이썬'을 활용한다"며 "수업은 딱 9주간 진행하고 나머지는 배운 것을 '어떻게 써먹을지'에 대해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실 어떻게 만드는지 보다 뭘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30대 이상은 경험도 많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넓은 경우가 많아서 어떤 사안에 기술을 입혔을 때 어떻게 나아지겠다는 판단이 명확한 편"이라고 강조하며 경험히 풍부한 30대 이상 성인들에게도 코딩을 익히기를 권했다.

실제로 멋쟁이 사자처럼도 지난 2018년부터 학생뿐만 아니라 비전공자 직장인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반을 운영하면서 직장인들에게도 코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래밍 수업 '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래밍 수업 '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이두희 대표, 코로나알리미 서버비용 부담…"긍정적인 사회적 효과 많이 만들어내길"

평소 '코딩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이 대표는 이를 실천한 4명의 학생들을 위해 '코로나알리미'로 발생할 수백만원에 달하는 서버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이 대표는 "4명이 나눠 부담해도 1인당 100만원 이상 나갈 수도 있는 서버 비용에 대해 학생들이 걱정을 하더라"며 "저번에 메르스 지도 때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1000만원대까지는 안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날 이 대표는 코딩의 중요성에 대해 "코딩은 수학, 물리학 같은 학문과 달리 배우면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학문"이라며 "(코딩을 통해) 코로나알리미처럼 세상에 영향주는 걸 계속 만들어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를 많이 만들어내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두희 대표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재학 시절 교수평가 사이트를 만든 것도 "수강신청때 최소한의 정보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 의식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천재 해커'로 불리는 이 대표는 2006년 학내 전산 시스템의 보안 문제를 학교측에 건의했지만 변함이 없자 직접 해킹해 학교를 발칵 뒤집었다. 그 과정에서 서울대 출신 배우 김태희의 고교 사진이 공개된 일화도 유명하다.

이두희 대표가 '코로나알리미'로 발생할 수백만원에 달하는 서버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나섰다.(이두희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두희 대표가 '코로나알리미'로 발생할 수백만원에 달하는 서버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나섰다.(이두희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코딩이 교육서 끝나지 않고 '코로나알리미'만들듯…AI도 교육과 현장 연결고리 있어야"

새내기 개발자들에게도 '코로나알리미' 같이 사회적으로 큰 효과를 낳는 사이트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해볼 것도 권유했다.

실제로 이번에 코로나알리미를 만든 학생들도 스스로 '모티베이션'(동기)를 얻으면서 밤새 웹사이트에 붙어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럴 때 엄청나게 성장한다"며 "돈을 내고도 경험하기 힘든 경험인데 이런 경험은 본인을 위해서도 무조건 하면 좋은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두희 대표는 멋쟁이 사자처럼에서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코딩 교육과도 맞닿아 있는 '인공지능(AI) 인재'에 대해 "AI를 하는 사람 자체는 많지만 기술과 실무 영역 사이에서 링크를 이어줄 수 있는 인력이 양성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AI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은 학교에도 많고 AI 관련한 실무를 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코딩도 코딩을 배우는 것에서 끝나지않고 '코로나알리미'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듯 AI도 지식을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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