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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호하다고? 그건 무식한 거야"…안철수 말이 세졌다

'실용적 중도 정당' 비판에 강력 반박…文정권에 '도둑질''파렴치' 비난도
'신당 구상 자신감 반영' 관측…역효과 우려도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2020-02-02 17:35 송고 | 2020-02-05 16:57 최종수정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입이 거칠어졌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강경한 표현으로 반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정계 복귀와 함께 정면에 내세우고 있는 '실용적 중도 정당'을 겨냥한 도발에 예민한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 비전 발표 및 언론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당의 방향과 관련해 국고보조금은 절반만 받고 장외투쟁 없는 정당이자 '공유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다른 정당" "기존 정당의 관성 파괴" 등을 강조했다. 
이어 실용적 중도 정당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겨냥한 듯 "옛날의 이념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현 시점의 해결 방법을 실행에 이끄는 것"이라며 "이것을 모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보수 성향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정부는 자기편을 먹여 살리느라 세금을 자기 돈처럼 쓰면서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고 있다"며 "한마디로 도둑질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안 전 대표는 또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후손을 착취한 파렴치 정권으로 기록될까 두렵다"며 문재인 정부를 거칠게 쏘아붙였다. 

이러한 강경한 언급들은 국내를 떠나 있던 기간에 구상한 자신의 정치 재개 계획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린 것이란 해석이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예전과 같지 않은 정치적 상황에 따른 조급함을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진 않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신당의 중도 정치에 대해 "투쟁하는 중도"라고 부연했다. 단순히 양극단의 가운데를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중심'을 잡는 것이란 설명이다.

안 전 대표는 현재 상황이 과거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보다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파괴·투쟁·무식 등 강한 어조로 행보를 설명하고, 자신의 약점을 반박한 것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창당 당시 당내 일부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 때문에 당을 제대로 이끈 것이 3월부터인데, '안철수 신당'은 그와 비교하면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주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반문(反문재인) 연대' 등이 없으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정치권의 지적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으로 총선을 치를 당시도 40석 목표를 두고 성공하기 어렵다고 봤지만, 결국 성공해 냈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다만 안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한 비판을 강하게 반박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꺾인 이유 중 하나로 대선 토론회에서 "MB(이명박) 아바타" 발언 탓이라고 보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나 약점을 강하게 반박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도 취재진은 안 전 대표의 간담회를 두고 '여전히 모호하다'는 평이 나왔다.

협의가 필요없는 '자동 상임위원회'를 언급했지만, 협의가 없으면 의결을 할 수 없어 '일하는 국회'로서 의미가 부족하다. 또 장외투쟁 없는 정당을 말하면서 '투쟁하는 중도'를 언급하는 것도 다소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전 대표 측 인사인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능력 아니겠나"라며 "과하게 솔직한 것을 안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직한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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