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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것도 닫은 것도 아닌 우한의 이상한 호텔들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20-01-29 17:33 송고
손님이 없는 호텔 카페테리아. © AFP=뉴스1
손님이 없는 호텔 카페테리아. © AFP=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발원한 중국 우한시에 있는 고급호텔에서 마치 귀신들린 집과 같은 정적이 흐르고 있다고 AF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한 마르코폴로 호텔은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몇 안 되는 호텔 중 하나다. 그러나 영업 중인 호텔로 막상 들어가면, 그 안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매체는 말했다.

로비 리셉션은 비어 있고, 호텔 레스토랑은 운영하지 않는다. 몇몇 직원들은 고객을 마주치면 자리를 피한다. 쥐의 해를 기념해 했던 밝은 장식과 호텔 내부 정적이 묘한 대조를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보통 춘제 기간이면 호텔 투숙률이 약 80%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356개 객실에 약 20명 정도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도시 밖으로 빠져나갈 방q법이 없어 발이 묶인 이들이 대부분이다.

호텔 1층에서 로비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 모습. © AFP=뉴스1
호텔 1층에서 로비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 모습. © AFP=뉴스1

투숙객들은 룸서비스를 통해 식사를 받고 있지만 주문할 수 있는 음식 종류는 갈수록 적어진다. 남미 출신인 한 투숙객은 "문을 열면 직원이 바닥에 쟁반을 두고는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도망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호텔의 일상도 바꿔놓았다고 AFP는 설명했다. 투숙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외출하고 돌아올 때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받게 된다.

누군가가 호텔로 들어올 때마다 경비원이 다가가 그 사람의 체온을 측정한다. 고객들은 '지난 2주 내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적이 있는가' 등의 질문이 적힌 설문지에도 답변해야 한다.

마스크를 쓴 한 직원은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탄 처지"라며 "고객과 직원 모두의 건강을 위해 우리는 그 어떠한 위험도 감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체온을 측정하는 호텔 직원. © AFP=뉴스1
체온을 측정하는 호텔 직원. © AFP=뉴스1

AFP는 우한시에 있는 다른 호텔들은 고객을 내보내려고 노력하거나, 신규 숙박을 거부하며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페어몬트호텔 직원은 통신에 호텔이 '엄밀히 말하면' 영업중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았다"고 했다.

마르코폴로 호텔도 비슷하다. 한 직원은 "우리는 현재 머무르는 손님들은 알고 있지만, 새로운 손님을 받는 건 너무 위험하다. 그들이 아픈 사람들과 접촉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물론 호텔 문을 닫을 수도 없다. 그러면 우리 고객들은 갈 곳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호텔 로비. © AFP=뉴스1
호텔 로비. © AFP=뉴스1


호텔 직원. © AFP=뉴스1
호텔 직원. © AFP=뉴스1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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