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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부장검사 "법무부 공문은 법 위배…법무차관 직 걸고 막았어야"

정희도 감찰2과장 이프로스에 "법률가 양심 저버리지 마라"
"최강욱 기소 감찰·검찰 인사 위법행위…정치검찰 거부"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0-01-29 10:23 송고 | 2020-01-29 15:20 최종수정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신년 특별사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대검찰청의 한 부장검사가 29일 전날 법무부의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며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직을 걸고 막았어야 했다"며 공개 비판했다.

법무부는 28일 저녁 일선 검찰청에 부장회의 등 내부 협의체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사건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감찰2과장인 정희도 부장검사(53·사법연수원 31기)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어제 법무부 지시는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또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지난 23일 이뤄진 청와대 모 비서관 기소 관련한 법무부의 감찰 검토 역시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기소는 검찰청법 12조 규정에 근거,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감찰을 한다면 이는 적법한 기소에 대한 감찰로서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감독하는 위법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 과장은 특히 김 차관을 겨냥해 "차관님은 여러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다"며 "장관님은 정치인이시지만, 차관님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다.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으셨어야 한다. 더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과장은 "지난 23일 검사 인사 관련 법무부 장관의 제청권 역시 제청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행위로 판단된다"며 "절차상으로는 검찰청법 34조1항을 위배해 검찰총장의 최소한 유임 요청마저 묵살하고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대검 중간간부를 대부분 교체하는 위법이 있었고, 내용상으로도 '직제개편'과 전혀 무관한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등을 교체했으며, 일부 인사에선 '정치적 성향'을 인사기준으로 삼았다는 의혹마저 있다"고 했다.

정 과장은 마지막으로 "'검사 됐으면 출세 다 한 거다, 추하게 살지 마라' 초임시절 어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며 "저는 '위법'에는 순응하지 않겠다. '가짜 검찰개혁', '정치검찰'은 거부하겠다. 차관님, '법률가의 양심'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과장의 글에는 '요새 틀린 짓을 하고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인간들이 지치지도 않고 매일 참신하게 무도한 짓을 벌이는 것을 목도하면서 심히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어제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 번도 경험하거나 구경한 적이 없는 일이다 보니 심히 당혹스럽다' '법무부 지시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인지, 또 적절한지를 따지는 일의 중요성은 다 아실 거다. 일단 대검 담당자가 관련 공문을 게시해 줬으면 한다' 등 동료 검사들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정 과장은 지난 13일에도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2002년 전주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정 과장은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부부장과 창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 등 을 거쳐 작년 8월 대검 감찰2과장에 부임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청주지검 형사1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긴다.


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