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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범슨', AG부터 U-23 챔피언십까지 연거푸 아시아 정상 오르다

믿음의 축구·철저한 로테이션…빛나는 리더십 선보여

(방콕(태국)=뉴스1) 정재민 기자 | 2020-01-27 00:27 송고
김학범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이 26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학범슨' 김학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8년 부임 후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까지 정상에 올랐다. 연거푸 아시아 정상을 정복한 배경에는 철저한 상대 분석과 이에 따른 맞춤형 전술 등 학구파 지도자다운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호랑이 같은, 때로는 아버지 같았던 믿음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2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김 감독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 한번 U-23대표팀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 놓았다. 

올해로 만 60세가 된 김학범 감독은 부임 당시 "나이가 많다고 생각이 낡고, 나이가 적다고 생각이 젊지 않다. 나는 생각을 깨우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색안경을 벗고 지켜봐달라는 당부이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했다. 

실제 김 감독은 깨어 있는 전술 운영을 이번 대회에서 펼쳐 보였고 그 토대 위에서 또 하나의 성공을 일궜다. 9회 연속 올림픽 진출과 대회 사상 첫 우승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쾌거였다. 

김학범 감독의 '팔색조' 전술은 대회 내내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중국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 이후 매 경기 5~8명의 선수를 바꾸는 로테이션 체제로 대회에 임했다.

취재진이 해당 경기 선발 구상에 대해 물으면 김 감독은 "누가 나설지는 나도 모른다"면서도 "누가 나가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1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단 '23명이 에이스'란 마음가짐으로 어린 선수들을 독려했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이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준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는 등 교체 멤버들의 득점이 많은 것도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이를 악문 결과였다. 

전체적으로 판세를 읽는 모습도 탁월했다. 요르단과 8강전 후 김 감독은 "조커 활용에서 승부가 난다"고 족집게 예측을 했고 호주와의 4강전에는 '체력'을, 사우디와의 결승전에는 '집중력'을 꼽았는데 모두 적중하며 대회 첫 우승을 일궜다.

김 감독은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호랑이 선생님'이었으나 이후엔 '다정한 아버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호주와의 4강전(2-0) 이후 이번 대회의 '언성 히어로'를 꼽아달라는 말에 출전이 없었던 안준수, 안찬기 골키퍼를 언급하며 모든 선수들을 챙겼다.

선수들도 한 목소리로 김 감독의 배려와 존중에 감사를 전했다.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감독님이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크다. 항상 믿어준다"며 "운동장 밖에서는 더 그렇다. 밥도 선수들이 먼저 먹게 한다. 사소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대표팀의 미드필더 김대원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고, 선수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알려주신다. 무섭다고 소문을 들었지만, 소문보다는 안 무서운 것 같다"고 대표팀의 밝은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 대회를 연거푸 제패한 지도자는 한국 축구사에서 드문 케이스다. 이제 대표팀은 김 감독과 함께 아시아 무대를 넘어 올림픽이란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