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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결함'으로 반도체·배터리 소재 성능 높인다

IBS 나노입자 연구단과 UC버클리 공동 연구진 개발
다결정 소재 성능 대폭 향상…네이처 표지논문 게재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20-01-16 03:00 송고
IBS 나노입자 연구단과 UC버클리 공동연구진이 합성한 나노 다결정 입자의 구조(IBS 제공)© 뉴스1
IBS 나노입자 연구단과 UC버클리 공동연구진이 합성한 나노 다결정 입자의 구조(IBS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촉매나 배터리 전극 등에 사용되는 첨단 기능성 소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나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 연구팀은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 폴 알리비사토스 부총장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보도블록처럼 결정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성능이 대폭 향상된 '나노 다결정 소재'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다결정 소재는 수많은 작은 결정 알갱이들이 엉겨 붙어 만들어진 소재로, 가격이 저렴하고 손쉽게 만들 수 있어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이나 배터리의 흑연 전극 등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연구팀은 다결정 소재의 결정 알갱이을 규칙적으로 배열해 다결정 소재의 물성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인 '경계결함'을 균일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원하는 대로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제어해 소재의 물성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경계결함이란 다결정 소재의 결정 알갱이 간의 경계에 생기는 미세한 틈을 말한다. 강철의 경계결함은 강도를 약하게 만드는 단점이지만, 배터리 전극소재에서 발생하는 경계결함은 이온전도도를 향상시키는 장점이 된다.

연구진은 벽돌 여러 장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보도블럭이 균일한 틈을 가진 것처럼 나노 결정 알갱이를 규칙적으로 배열해 균일한 패턴의 경계결함을 갖는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이 합성법으로 결정 알갱이 개수를 조절하면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조절해 소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를 통해 제작한 나노 다결정을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한 결과, 촉매활성이 증가해 전지 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이 합성법을 금속과 세라믹을 포함한 다양한 결정재료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 반도체, 배터리, 연료전지, 태양전지, 촉매, 센서, 바이오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첨단 기능성 소재 성능 향상에 이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산업에 유용한 물성을 가진 새로운 기능성 재료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산업적 성과와 동시에 그동안 복잡한 구조로 연구가 어려웠던 경계결함과 결정재료 물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도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택환 IBS 연구단장은 "촉매, 배터리 전극 등 산업에 중요한 소재의 성능을 한층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선진국과의 치열한 소재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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