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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미국에 "무리한 방위비 분담요구 자제" 요청

'대북제재 완화·한미훈련 중단' 제안
외교·안보분야 '싱크탱크' 美 외교협회 초청강연

(워싱턴D.C.=뉴스1) 이헌일 기자 | 2020-01-14 10:00 송고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외교협회(CFR) 워싱턴사무소에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 뉴스1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외교협회(CFR) 워싱턴사무소에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 뉴스1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 외교·안보분야 싱크탱크 초청강연에서 대북제재 완화와 함께 국제사회 제재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의 대북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한-미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할 것과 함께 무리한 방위비 분담 요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12일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CFR) 워싱턴사무소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이렇게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외교협회는 미국 전·현직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외교·안보 정책 싱크탱크로 1921년 설립됐다. 저명 정치인, 정부관료, 경제계 지도자, 법조인 등 4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강연에는 워싱턴 외교인사, 미국 내 한국 관련 전문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박 시장은 "우리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대북 제재에 대한 UN 결의를 일관되게 존중하고 실행하며 미국과 빈틈없이 협력해왔다"며 "그러나 수단이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런 제재의 한계 속에 놓인 민간교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더욱 진전될 수 있도록 좀 더 분명하게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면 이제는 제재의 변화를 통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인해야 한다"며 "이제야말로 대북 제재를 보다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한-미 군사훈련 중지도 요청했다.

그는 "올 7월 도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지금부터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기간까지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과 한-미 정부 모두 군사훈련을 포함한 일체의 긴장고조와 적대행위를 잠정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런 평화의 기조위에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이념과 갈등을 뛰어넘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축제가 될 수 있도록 UN과 국제사회가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외교협회(CFR) 워싱턴사무소에서 초청강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뉴스1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외교협회(CFR) 워싱턴사무소에서 초청강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뉴스1

더불어 지난해부터 불거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할 것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하노이 회담 합의 결렬 이후 한반도에는 또다시 평화의 시간이 멈춰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다시 평화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2020년에는 비상한 각오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과 같은 과도한 요구는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도 방위비분담금은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군의 한반도주둔은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렇지만 그것은 또한 동북아 균형전략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동맹이 상호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그 근거를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같은 3가지 제안의 목적을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부터 한반도를 스쳐가고 있는 '신의 옷자락',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그 '신의 옷자락'을 우리는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며 "그 중심에 남북정상이 합의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왔듯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불러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다시 세계 평화로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올림픽 유치 여부가 2021년 또는 2022년 조기에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운동을 해야하는데 이렇게 꽉 막혀있는 상태에서는 (어려워) 절박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차단된 남북대화, 인도적 지원 이런 부분이 빨리 풀려야 한다. 그래서 제가 오늘 이런 제안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대북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scott synder)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미국 국방부 장관이 최근 비슷한 사례로 미국의 공군훈련을 잠시 유보한 사례가 있고 북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박 시장의 제안대로 군사훈련을 잠시 유보하는 것이 북미간의 협상에서 하나의 변화의 잠재력은 있으므로 충분히 고려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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