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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천하' OS 종속에 보안 주권 뺏겨…'국산 OS' 반격 통할까

14일 '윈도7' 기술지원 종료로 교체 수요 발생
공공분야 개방형 OS 선적용 후 민간 확대 추진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20-01-14 06:45 송고 | 2020-01-15 14:55 최종수정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7' 기술 지원을 14일 종료한다. © 뉴스1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7' 기술 지원을 14일 종료한다. © 뉴스1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7'의 기술지원이 종료되면서 OS 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이번 교체 수요를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 온 MS가 모두 가져가게 두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윈도7 보안 공백 막아라"…'윈도10' 교체가 유일한 대안?
MS의 윈도7 기술지원 중단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보안 위험이다. 기술지원이 중단되면 이용자들은 더 이상 보안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후 발견되는 윈도7의 보안 취약점은 그대로 해커에게 노출된다.

지난 2017년 '윈도XP'에 대한 기술지원이 끝났을 때도 이런 보안 취약점을 노린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사태로 전 세계 150여 개국 PC 30만대가 마비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PC 이용자 중 윈도7 이용자는 지난해 1월 36.3%에서 12월 21.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최신 OS인 '윈도10' 점유율은 55.8%에서 73.6%로 늘어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PC 10대 중 2대가량은 윈도7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2009년 출시 이후 10년이 넘은 윈도7이 여전히 강한 생존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PC OS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기 때문이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윈도7이 출시 이후 1년이 지나 전성기를 맞았던 2010년 윈도 OS의 국내 점유율은 99%에 달했다. 그나마 현재는 88.5% 수준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윈도 OS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윈도 OS의 기술지원 중단은 MS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다. MS는 더 이상 낡은 운영체제로는 최신 보안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윈도7 이용자 입장에선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등을 고려했을 때 MS의 최신 OS인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용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윈도10으로 갈아타면 이득은 MS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티맥스오에스의 '티맥스 OS HE' 구동화면(티맥스 제공)© 뉴스1
티맥스오에스의 '티맥스 OS HE' 구동화면(티맥스 제공)© 뉴스1

◇'개방형OS'로 윈도 종속 탈피 추진…국산 OS '3파전'

이렇게 윈도 OS에 대한 종속성으로 MS의 정책에 따라 국가 사이버 보안이 좌우되는 상황이 매번 벌어지자 정부는 '개방형 OS'를 대체 카드로 내세웠다. 리눅스 등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OS들을 공공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해 민간에도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소프트웨어·보안기업 10개사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방형 OS 활용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 부처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개방형 OS가 무엇이고 보안성 문제는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정부 부처가 활용할 개방형OS 후보는 티맥스OS, 구름OS, 하모니카OS 등 3종이 꼽힌다.

지난해 기업용과 일반 이용자용 티맥스OS를 선보인 티맥스는 자사 OS로 충분히 MS 윈도를 대체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의 경우 티맥스오에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판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티맥스OS는 지난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우정사업본부 등 공공기관에 도입됐으며, 올해는 제조, 금융, 대기업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구름OS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오픈소스인 '데비안' 리눅스 배포판을 기반으로 개발된 구름 플랫폼은 국보연이 개발한 보안프레임워크를 탑재해 보안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한컴은 지난해 11월 자사를 중심으로 안랩, 휴네시온, 이액티브, 틸론 등 보안, 클라우드 분야의 기업들과 순천향대학교, 세종대학교 등 3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한 '한컴구름협의체'를 발족했다. 이 회사는 협의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플랫폼을 확장해 특히 보안이 중시되는 공공영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2014년 정부 사업을 통해 개발한 하모니카OS는 현재는 인베슘이 기술을 이관받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리눅스 민트 기반의 개방형 OS인 하모니카OS는 12만5000여회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공공시장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한컴구름협의체' 발족식© 뉴스1
한글과컴퓨터 '한컴구름협의체' 발족식© 뉴스1

◇당장은 윈도 대체 쉽지 않다…AI·보안 등 '차별화' 모색

전문가들은 당장 국산 개방형 OS가 윈도를 대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티맥스OS의 경우 자체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카카오톡' 등 일부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을 확보했지만 윈도만큼의 범용성을 갖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름OS 역시 한컴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제 막 리눅스용 한 워드프로세서 개발을 마친 정도로 갈 길이 멀다.

결국 개방형 OS는 당장 업무 소프트웨어가 깔리지 않는 외부망 PC 등 일부 공공 영역에 국한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호환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개방형 OS를 위한 개발 환경을 마련하는 게 과제다. 이와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보안 등의 기능을 강화해 윈도와 차별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OS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 및 관련 업체들과 개방형OS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기술적 협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실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반영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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