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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도 멨다…해외서 K패션 존재감 뽐내는 '구드'"

[진격 K패션]⑤ 2016년 론칭 이후 순항…1년 매출 4배 성장
"해외서 성과…올해 국내 시장 활성화 목표"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0-01-28 07:05 송고 | 2020-01-28 10:08 최종수정
편집자주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에 한국 문화를 동경하는 이들이 늘면서 K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패션 전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신진 디자이너들도 자신의 작품을 보다 손쉽게 알릴 수 있게 됐다. 보다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K패션의 미래를 이끌 이들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루이비통·샤넬·폴로랄프로렌·겐조 등 글로벌 패션 업체들을 향한 K패션의 도전을 살펴보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를 집중 조명해 봤다.
구지혜 디자이너.© 뉴스1

"올해 목표요? (해외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그간 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응대하지 못했어요. 올해 목표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거나 오프라인 마켓을 확대해서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싶어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구드구스스튜디오 본사에서 만난 구지혜 대표는 올해 목표로 국내 시장 공략을 제시했다. '구드'(gu_de)는 삼성물산 패션(前 제일모직)의 구호·르베이지 등을 거친 구지혜 대표가 퇴사 후 설립한 브랜드다.

구드는 국내보다 영국 등 해외에서 알려진 K패션 브랜드다. 프랑스 파리 쇼핑가의 상징인 '갈르리 라파예트'에도 입점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G20 순방에서 김정숙 여사가 구드 가방을 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품질' 최우선…메이드인 코리아 고집

"운동화를 좋아하는 제가 구두를 디자인하는 것보다 제가 꾸준히 좋아했던 액세서리인 '가방'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가방 브랜드는 많지만 나만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담긴 가방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2015년 15년 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구 대표는 퇴사 후 휴식기를 보냈다. 1년여간의 휴식 기간에 그는 미국·유럽 등으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패션을 접하며 "내가 들고 싶은 가방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면서 구드를 창업했다.

"꾸준히 사랑받고 하나를 구매하면 나중에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클래식'하면서도 유니크(독특한)한 감성을 풀어내면 젊은 사람들이든 나이든 사람들이든 데일리 웨어로 착용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구 대표는 상품 하나하나 철저한 검수를 거쳐 제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베트남·이탈리아 공장 입점 생산 제안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것도 '품질' 때문이다. 구드 제품은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다. 

"실제로 해외 공장에서 제안이 많이 들어와요. 하지만 저희가 직접 제품을 보고 검수하지 않으면 퀄리티 컨트롤이 어려워 국내 생산을 고집하죠. 저희는 전 직원이 함께 검수해요. 모든 제품을 눈으로 직접 체크해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치죠."

◇해외서 알아본 '구드'…K패션 위상 높여

구 대표는 지난 2016년 브랜드 론칭 후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연희동 아뜰리에처럼 소량 생산하는 소박한 꿈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구드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 2016년 론칭 해에 W컨셉·마이분·비이커 등에 입점하는 행운을 얻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론칭 첫 해에 글로벌 럭셔리 온라인 편집숍인 '네타포르테'에 입점한 것이다. 당시 네타포르테 크레이에티브 디렉터(CD)가 인스타그램으로 구드 가방을 본 후 한국방문 당시 쇼룸을 찾으면서 네타포르테 입점이 성사된 것.

"구드는 전 세계 40곳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요, 올해는 50곳까지 늘릴 예정이에요. 구드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입점한 국가도 11개 국가에 이릅니다. 그렇다보니 아직까지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큰 편이에요. 해외와 국내 매출 비중이 6대 4 정도입니다."

구 대표가 해외 진출에 주력한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네타포르테 입점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던 만큼 입점 제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결국 우연히 만난 해외세일즈 바이어가 구드의 해외 진출 시기를 앞당긴 셈이다.

◇김정숙 여사도 멨다…"인지도 상승"

이렇다 보니 구드는 해외에서 더욱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부터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그해 이탈리아 순방에 이어 지난해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구드 백을 착용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영부인께서 구드 백을 직접 메실줄 전혀 상상도 못했죠. 어떻게 구매를 하신지도 몰랐어요. 저희 고객님 중 한 분이 영부인께서 구드 백을 착용했다고 알려주셔서 알았죠. 이를 계기로 브랜드 인지도가 기존 20~30대 젊은층에서 40~50대까지 넓어졌어요."

구 대표와 직원들은 김정숙 여사가 가방을 착용한 직후 여러 차례 문의를 받았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가 멘 가방은 지난 2016년 브랜드 론칭 해에 제작한 '엣지백'으로 이미 제품이 품절된 상황이었다. 결국 잇단 문의에 힘입어 재생산에 돌입했다.

"김정숙 여사님께서 착용했다는 기사가 나가면서 많은 문의가 들어왔지만 이미 이전 시즌 상품이라 품절된 상태였죠. 하지만 저희가 이탈리아 소재를 사용하다보니 갑작스럽게 생산할 수 없었어요. 최근에야 재생산된 제품이 나온 이유입니다."

◇해외서 순항…올해는 국내 시장 활성화 집중

인지도가 높아지자 구드의 매출도 차근차근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론칭 당시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가격 때문에 매출이 미미했지만 브랜드가 알려지만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배가량 상승했다.

"2016년 첫 론칭 당시에는 매출이라 할 것이 없었어요. 저렴한 가격대가 아니다 보니 많이 팔리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여력이 닿는 대로 직원도 늘렸죠. 지금은 차근하게 SS(봄여름)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어요"

구드는 올해 국내 시장 활성화에 더욱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구드 본사에 위치한 쇼룸을 비롯해, 자사몰과 W컨셉 등 일부 채널에서만 판매를 진행했지만 채널 확장도 고려 중이다.

"올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거나 오프라인 마켓을 확대해 국내 고객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또 자사몰에서 국내 판매뿐 아니라 해외 배송도 가능하도록 온라인몰 개편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국내 매출도 해외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에요."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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