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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23도, 120㎜ 폭우…날씨가 왜 이래?

남쪽 바다 해수면 온도 1.18도 상승…세계 평균의 3배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김도용 기자, 윤지현 인턴기자 | 2020-01-07 20:23 송고 | 2020-01-08 08:33 최종수정
겨울비가 내린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축제의 거리 앞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비가 내린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축제의 거리 앞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또는 눈이 내리면서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아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2020.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한겨울 제주에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고 서울 등 내륙에는 '겨울폭우'가 내리는 등 이상기온 현상이 속출했다. 올겨울 내내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가 거의 없을 정도로 온화한 기온을 기록해 각 지역 '겨울축제'도 모두 비상인 상황이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우리나라 남쪽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무려 1도나 올랐다는 보고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5분쯤 제주지점(북부)에서는 23.6도의 일 최고기온이 기록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일 뿐 아니라 1월 기록으로는 1923년 5월1일 제주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97년 만에 기록된 역대 최고치다. 직전 최고기록은 1950년 1월17일에 기록된 21.8도였다.

특히 이는 이맘때 9~11도 정도를 보이는 제주의 평년기온과 비교하면 13~15도 가량이나 높다. 도리어 24도 전후인 6월 평년기온에 더 가까운 수준이다.

기상청은 "서해상에 저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태평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남서풍을 따라 유입되고 일사와 지형적인 영향이 더해지면서 고온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주뿐만 아니라 올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일 최저기온도 평년보다 10~13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보다 비가 많이 내렸다.

기상청은 오는 8일까지 최대 강수량 120㎜의 폭우를 예고했다. 전국 곳곳에서 1월 상순(1일~10일)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우리나라 남쪽 대만 인근 바다의 '해수면 기온 상승'이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47년간 국토 주변 해수면 온도가 1.18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온도인 0.38도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남쪽 대만 부근 해수면 온도가 최근 30년 평균보다 1도 가량 높아져 남쪽 고기압이 굉장히 강하게 분포됐다"고 설명했다. 남쪽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많이 올라오고 수증기 구름이 발달하면서 '겨울 폭우'가 내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셈이다.

반면에 찬 공기는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북극 해빙 면적이 좁아지면서 국내로 찬 공기를 보내는 한대제트의 힘이 약해진 탓이다. 해상 온도를 올리고 해빙을 녹이는 지구 온난화도 이상기후를 부추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1도 오르는 것은 수많은 기후적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를 만든다. 해수면 온도가 오를수록 대기에 수증기가 공급되는 등 대기와 바다의 온도가 연관돼 있어 자연스레 서로 상호작용을 거친다.

이는 우리나라 바다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햇김의 생산량이 하락하는 등 일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이상기후 현상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연관돼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보이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해수면 온도 상승의 영향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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