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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7명중 4명 임기 4월 끝나…금리 인하하고 떠날까

비둘기파 신인석·조동철 임기 만료…연임 가능성도 제기
금통위원 각계 추천받아 대통령 임명…후임자에도 관심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20-01-05 06:1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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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4명의 임기가 끝나 임기만료 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금통위원들이 침체된 국내 경기를 부양하고 후임 금통위원들의 적응 기간을 고려해 금통위원 4명의 임기 만료 전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통위원 연임 가능성을 열어둬 그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원 4명의 임기종료 전 열리는 금통위 정례회의는 1월17일, 2월27일, 4월9일 세 차례다.

◇강경 비둘기파 떠나…후임 금통위원 적응기도 필요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금통위원의 임기가 오는 4월20일 끝난다. 금통위원 7명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 당연직), 윤면식 부총재(당연직), 임지원 금통위원만 남고 과반이 바뀐다.

금통위원 성향을 살펴보면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이일형·임지원 금통위원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고승범 금통위원이 중도파로 분류된다. 기준금리 인하에 앞장섰던 비둘기파 위원 두명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는 상황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원 4명이 교체되기 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임 금통위원의 적응기를 고려해 지난해 7월 시작한 금리 인하사이클을 현 금통위원들이 일단락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인석 금통위원은 지난해 마지막 11월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해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신인석 금통위원 뿐 아니라 조동철 금통위원도 사실상 금리인하 소수의견에 동참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저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슈퍼예산을 편성하며 경기부양에 나선 만큼 통화정책도 이에 발맞춰 연초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오는 4월15일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상반기 금리인하 명분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금리인하 필요성이 큰 상황에서 후임 금통위원들에 금리인하를 맡기면 적응 기간 탓에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정황상 하반기 금리인하는 의미가 없어 현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2019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보이고 올해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뚜렷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아 금통위원들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 의견을 낼 것 같다"며 "의사록을 보면 절반의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위원들이 대거 바뀌기 전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꽤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3년1개월만에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올해 금리를 한차례 더 내린 후 인하사이클을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금통위원 첫 연임? 해석 따라 갈리는 전망

금통위원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갈린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한은 시무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통위원 과반 교체에 따른 통화정책 단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금통위원 과반수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한은법이 바뀐 것"이라며 "네 분 중에 몇 분이 교체될지는 알 수 없다"고 답해 일부 금통위원이 연임될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금통위원 임기는 4년으로 한차례 연임할 수 있지만 1998년 금통위원이 상근직이 된 이후 당연직을 제외하고 연임한 금통위원은 없다. 

한편에서는 이 총재 발언을 금리인하 재료로 봤다. 금통위원이 교체된 직후에도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금통위원은 초반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지 않아 금통위원 교체는 사실상 통화정책 공백을 의미해 동결 재료지만, 이 총재는 금통위원 교체가 금리인하 장애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하는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금통위원의 연임 여부, 연임하는 금통위원의 성향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이 달라진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기가 끝나는 금통위원 4명이 모두 교체된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며 "연임 여부, 몇 명이 남고 또 누가 연임되는지에 따라 통화정책의 향방이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후임자 하마평 무성…3월쯤 윤곽 나올 듯

금통위원 4명의 임기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후임 금통위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후임 금통위원 자리를 두고 각계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금통위원은 정부 차관급 예우를 받고 연봉은 3억원에 달한다. 인사청문회가 없고 사회적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인 부분이다. 학계, 경제관료, 금융업계 모두 탐내는 이유다. "금통위원에 줄 선 사람을 세우면 제주도까지 닿는다"는 말은 한은 내에서 정설이 돼 있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 두명을 제외한 금통위원 5명에 대해선 기획재정부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은행연합회장, 대한상공회의소장이 추천한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금통위원 4명은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한 경우다. 후임자도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명씩 추천한다는 의미다.

다만 2018년 3월13일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이번 한 번에 한해 한은 총재와 금융위원장이 추천한 금통위원 두 명의 임기는 3년이다. 이번처럼 금통위원이 대거 바뀌는 상황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 위해 한은법이 개정됐다. 금통위원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후임 금통위원의 윤곽은 3월쯤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만큼 청와대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후임 금통위원이 4월 국회의원 선거 공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은 금통위원 임기 만료 30일 전까지 각 추천기관에 후임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야 한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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