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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폭행방조' 김창환 2심서도 집유(종합)

징역8월·집유2년 선고…폭행PD는 징역1년4월로 감형
피해자측 "가해자 엄중 처벌은 피해회복 출발점…아쉬워"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2019-12-20 17:33 송고 | 2019-12-20 17:41 최종수정
이석철군(왼쪽) 김창환(오른쪽)© News1
이석철군(왼쪽) 김창환(오른쪽)© News1

10대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폭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이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0일 김 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승현군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문모PD는 징역 1년4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2심에서도 이군에게 전자담배를 권했고, 이를 거부하자 손으로 머리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고, 설령 그랬더라도 이는 장난기 섞인 농담에 불과해 정서적 학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 자리는 김 회장과 문PD, 이석철, 이승현 형제 네 명이 있던 자리인데 김 회장은 이은상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이은상도 이에 대해 진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 측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은상의 주장은 김 회장 진술보다 세밀하게 들어가고 있고, 문PD도 처음에 '모르겠다'고 하다가 '그런 적 없다'고 진술이 바뀌고 있다"며 폭행한 사실이 있다고 봤다.
또 정서적 학대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승현군은 물론 이군의 부모도 담배를 안 피우니 김 회장이 피워보라고 했을 때 빨지 않고 불었을 것"이라며 "그런 만 나이 14세의 아이한테 뒤통수까지 쳐가면서 담배를 권한다는 것이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2017년 6월13일 스튜디오에서 이승현군을 폭행하는 문PD를 보고도 "살살해라"고 말한 뒤 자리를 피한 것을 두고도 김 회장은 "너무 혼내지 말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PD가 이승현에게 수십차례 폭력을 행사한 것 중 이날의 폭행이 가장 정도도 심하고 시간도 오래됐다. 그러니 김 회장은 3층 거주공간에 있다가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라며 "'살살해라'는 말의 뜻은 문PD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 회장이 자리를 뜬 후) 이승현은 문PD에게 엄청 맞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두 형제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폭행 당시 만14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완벽히 진술이 일치하면 더 믿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충격,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에 대해 "아동학대와 폭행 방조를 한 점이 있지만, 범행 가담 정도를 봤을 때 실형을 선고할 정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돼 형을 높이거나 낮추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문PD는 2심에서 피해자들을 위한 5000만원을 공탁한 점을 감안해 형을 다소 낮췄다.

10대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소속사 총괄 프로듀서 김창환 회장과 프로듀서 A씨의 멤버 폭행 피해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10.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10대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소속사 총괄 프로듀서 김창환 회장과 프로듀서 A씨의 멤버 폭행 피해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10.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피해자 측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은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이은상에게 위증을 시켰는데도 집행유예형을 선고한 것은 너무 봐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PD도 저희가 합의도 공탁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도 일방적으로 돈을 공탁했다고 형에 반영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이어 "아직도 피해자 가족들이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피해회복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이번 판결은)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더 이스트라이트 출신 이석철·승현 형제는 문 PD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김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폭로했다. 소속사 미디어라인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문 PD는 이씨 형제에게 억지로 '엎드려 뻗쳐' 자세를 시키고 수십회 때리며 상습적으로 신체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도 피해자에게 전자담배를 권했고, 이를 거부하자 손으로 머리를 폭행하고 문 PD가 폭행하는 것을 보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문 PD를 상습아동학대와 특수폭행, 상습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회장은 아동학대·아동학대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법인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용찬 판사는 지난 7월 김 회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멤버들을 폭행한 문모 PD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법인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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