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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계 자본에 먹힌 韓 유니콘...김봉진의 '배민 DNA' 세계 진출 포석?

김봉진 대표, 보유지분 넘기고 글로벌 '승부수'
JV '우아DH아시아' 회장 맡아 아시아 경영 총괄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송화연 기자 | 2019-12-13 14: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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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배달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이 4조7500억원이라는 거액에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된 가운데, 관련업계에선 "김봉진 대표의 해외진출 야심이 깔린 행보"라고 입을 모은다. 좁은 한국시장을 떠나 우버와 그랩, 고젝 등 해외 사업자와 정면대결에 나서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3일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와의 인수합병 계약에 따라 김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추후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는 것이 배달의민족 측의 설명이다. 이는 창업주가 단순히 회사를 팔아 수익을 챙기는 '캐시아웃' 전략이 아니라 독일 본사 소속 경영진으로 무대를 넓혀 한국형 스타트업 성공 DNA를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국내 지분을 포기하는 대신, 글로벌 배달선두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대표 경영진 중 한명이 돼 세계경영에 직접 나서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네이버 라인을 잇는 국내 ICT기업의 글로벌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이번 딜을 통해 김 대표의 글로벌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양사는 50대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사업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우아DH아시아 회장은 김 대표가 맡는다.

이 합작법인은 양사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한국,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내 배달 서비스 사업을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 신규 진출할 때 기존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 우아한형제들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그랩은 싱가포르 등 8개국 350여개 도시에서 차량호출을 비롯 음식과 택배, 공산품 등 모든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가치만 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고젝 역시, 기업가치가 10조원을 훌쩍 넘어선 대형사업자로 오토바이를 활용한 종합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우아한형제들은 올초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콜업체 '베트남MM'을 인수했지만 그랩에 밀려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딜리버리히어로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글로벌 선두 업체로 자금력 외에도 효과적인 배차, 주문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시장 성공 노하우와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술력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번 딜을 계기로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sh599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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