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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12·12 날 군사반란 주역과 호화 오찬"…全측 "날짜 우연"(종합2보)

"후안무치" "호화식당 아니라 재판정 가야"…정치권 비판 봇물
全측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모임…'무단침입·도청' 정당한가"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김성은 기자, 정상훈 기자, 오현주 기자 | 2019-12-12 23:32 송고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서울 강남의 한 고급식당에서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서울 강남의 한 고급식당에서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로 정권을 잡은 지 40년을 맞은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당시 군사 반란 주역들과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정치권에선 "광주학살 주역의 후안무치한 작태"라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전 전 대통령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모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전두환은 최세창, 정호용 등 40년 전 군사쿠데타 주역들과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고급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의 고급 코스요리를 즐기며 40년 전 오늘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2시간 가량 이어진 오찬에 전씨와 부인 이순자 씨, 군사 반란 당시 50사단장이었다가 5.18광주민주운동 때 특전사령관을 지낸 정호용씨와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임 부대표에 따르면 전 씨는 이날 은색 양복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도 거부하고 계단으로 이동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참석자들은 샥스핀이 포함된 1인당 20만원짜리 코스요리를 즐겼으며, 와인도 곁들였다고 임 부대표는 전했다.

전 씨는 앞서 지난 11월에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전 씨는 현재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임 부대표는 "12·12 40주년 당일인 오늘, 군사반란죄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확정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전두환 본인과 쿠데타를 함께 한 정호용 등은 자숙하고 근신해도 모자랄 판인데 기념만찬을 즐겼다"며 "충격적이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모습을 생생히 목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이) 광주학살의 책임과 독재에 대해 반성 한마디도 안 하는데, 이제 단죄를 해야 할 때"라며 "즉각 구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씨가 자신에게 부과된 추징금 1000여억원을 여전히 내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즉각 전두환에 대한 구속과, 고액상습 세금체납자이면서 호화생활을 한 전두환에 대해 최대 30일 동안 유치장에 가둘 수 있는 감치 명령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는 "고 조비오 신부와 수많은 (광주) 영령을 모욕하는 뻔뻔한 언행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법의 엄단과 심판이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의 사회와 정의를 바로잡고, 광주의 억울한 영령들의 영전에 작게나마 위로를 바칠 때까지 끝까지 전두환을 추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급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에 달하는 고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급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에 달하는 고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대안신당(가칭)은 "후안무치한 작태" "망동의 도가 지나쳤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해식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광주학살을 자행한 전두환씨는 오늘까지 여전히 너무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며 "망동의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고 꼬집었다.

이어 "끔찍한 역사의 시작이 된 12월12일을 누가 기념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했겠느냐"며 "전두환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자숙하고 근신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아울러 "오늘 광화문에는 전두환이 무릎을 꿇은 채 쇠창살에 갇혀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 조형물이 설치됐다.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대안신당도 이날 김정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12·12 당일 신군부 쿠데타 주역들과 호화식사라니 뻔뻔하기 그지없다"며 "전두환씨가 가야할 곳은 호화식당이 아니라 오는 12월 16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정"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12·12 신군부 쿠데타는 군의 하극상에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5·18의 도화선이 된 날인데 바로 이날을 기념하듯이 와인과 건배사를 곁들여 떠들썩한 호화식사를 한 것은 이들에게 아직도 추호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원은 반성할 줄 모르는 호화골프와 호화식사를 즐기는 전두환씨 등의 후안무치한 작태를 감안해 법정 최고형에 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급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에 달하는 고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사태' 당일인 12일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급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에 달하는 고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2019.12.12/뉴스1


이에 전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모임은 오래된 친목모임으로, 날짜는 우연히 12·12 사태와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1979년의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었다"며 "2017년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도 언급이 됐지만, 오래 전부터 친분을 이어온 분들이 1년에 두세번 전 전 대통령 내외를 식사에 초대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날짜가 12월12일로 잡힌 것은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의 사정으로 우연히 정해진 것일 뿐이다. 식사 비용은 초청한 분들이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 측은 정의당 측이 신분을 사칭하고 식사자리에 무단으로 침입한 점을 문제삼았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음식점 종사자가 아닌 사람이 신분을 사칭하고 식사자리에 무단 침입해서 대화내용을 도청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일이 가당한 일인지, 정치인의 이러한 위법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가감없이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가 과연 정도를 걷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된 것과 관련해선 "전 전 대통령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아직은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부인 이순자 여사의 보살핌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이순자 여사가 옆에 없으면 정서적으로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서 이 여사가 골프모임에 나갈 때 전 전 대통령을 모시고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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