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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보리 美 '경고와 회유', 중·러 "제재완화해야"…北 선택은?

미·중·러 원론적 입장 표명…'유연한 접근' 수차례 이미 언급돼
北, 美 소집 안보리에 아직 무반응…비건-최선희 회동 여부 관심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9-12-12 14:26 송고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새로운 길'을 예고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북한에 이번 유엔 안보리 논의 내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협의 사항 이행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대단히 곤란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순회의장국인 미국이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거리와 무관하게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실험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5월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라며 의미를 축소해온 것과 대비된다.

또 북한이 조만간 장거리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 같은 도발이 미래를 향한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기회의 문을 닫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외교적 해법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 "우리는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합의에 맞춰 구체적 조치를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과 미국이 대화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점엔 동의하면서도 대북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주재하고 있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날 북한의 위성 발사와 ICBM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미국은 협상에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대담한 결정을 할 것과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주재하고 있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날 북한의 위성 발사와 ICBM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미국은 협상에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대담한 결정을 할 것과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안보리 차원에선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상응하는 어떤 것을 제공하지 않은 채 어떤 것(비핵화)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제약들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대해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원론적 입장이 나왔고, 의장 성명도 채택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언급했지만 북한 비핵화도 강조했기 때문에 기존의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본다. 또 '유연성'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월 연설때부터 말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 변화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의 안보리 소집 이후 아직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한 달여 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며 10여 차례 담화를 발표해왔다.

일각에선 북미가 물밑에서 모종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오늘 밤에도 북한의 입장 발표가 없다면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비건 대표는 오는 15일쯤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기간 중 카운트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대북 정책을 조율하고, 청와대 관계자와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크래프트 대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 유엔 회원국 대사들과 회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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