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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멕시코·캐나다, USMCA 수정안 합의…'트럼프의 승리'(종합)

노동·환경 규칙 강화…美민주 "원안보다 낫다"
연내 비준은 힘들 듯…트럼프 "무역 거래 중 최고"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12-11 10:36 송고 | 2019-12-11 18:56 최종수정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멕시코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사진 왼쪽부터 차례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멕시코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사진 왼쪽부터 차례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이 10일(현지시간) 노동 규칙을 대폭 강화한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됐다.

그동안 USMCA 비준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온 미 하원도 백악관의 양보를 얻어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 2년 넘게 끌어온 USMCA이 곧 비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이번 합의가 탄핵 조사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USMCA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트럼프가 사실상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미 CBS·CNBC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등 3국 대표단은 이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 모여 USMCA 수정안에 합의했다.

서명 자리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멕시코 대통령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함께 했다. 

USMCA는 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한 무역협정이다. 지난해 11월30일 미국·멕시코·캐나다 정상이 USMCA 초안에 서명한 이후 멕시코 상원이 올해 가장 먼저 의회 비준을 마쳤다. 미국은 민주당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였다.

민주당은 USMCA의 환경·노동규칙 개정을 요구해 왔다. 이에 미 정부는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USMCA 수정안을 마련했고, 멕시코 상원은 9일 이를 열람한 뒤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무역 협정이 NAFTA보다 훨씬 낫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한 일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건 이 정부가 처음 제안했던 내용보다 대단히 낫다"면서 새로운 협정은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합의한 USMCA 수정안에는 NAFTA에는 없던 새로운 노동 기준과 이행 강제 방안이 포함됐다. 1년 전 3국 정상이 서명했던 원안보다도 노동 집행 조항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멕시코시티에 환경보호구역을 설치해야 하는 등 환경 규제도 엄격해졌고, 바이오 신약 독점권을 최소 10년간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도 빠졌다. 이렇게 되면 저렴한 가격의 복제약이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일반 환자들이 더 빨리 신약을 접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세 나라 모두 북미산 부품 비중을 62.5%에서 75%로 늘리고, 제조업자 중 40~45%는 시간당 16달러 이상을 버는 (미국과 캐나다) 노동자들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에 미 노동계는 수정안 타결 직후 "원안보다 매우 개선됐다"며 USMCA 수정안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경제계 역시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의회가 이 협정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MCA 비준을 위해 하원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해야 하며, 백악관의 제출 뒤 하원은 90일 이내에 의결하게 된다. 3국은 곧 수정된 USMCA에 서명할 전망이라고 CNBC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15일까지 수정안을 의회에 보내고, 하원은 18일까지 표결에 부쳐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연내 비준은 어려워 보인다. 탄핵정국 여파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1월 (탄핵) 재판이 끝난 직후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회기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주말(22일) 전에 USMCA를 표결에 부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일단 3국 정상들은 이날 합의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미국·멕시코 3국은 USMCA를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정은 무역을 강화하고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 역시 "서명에 앞서 미국·캐나다 정상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USMCA를 승인할 수 있도록 귀중한 지원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협정을 주도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USMCA는 지금까지 미국이 체결한 무역 거래 중 최고가 될 것"이라며 "농부·제조업자·에너지·노조 등 모두에게 좋다. 중요한 건 미국 최악의 무역 거래인 NAFTA를 끝낸다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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