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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페라리 월드, 밤에는 아라비안 나이트가 된다

[두바이 vs 아부다비 ②-끝] 중동 부호처럼 아부다비 누리기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9-12-11 06:30 송고 | 2019-12-11 09:42 최종수정
그랜드 모스크의 밤 풍경© 뉴스1
그랜드 모스크의 밤 풍경© 뉴스1

'만수르의 나라' 아부다비가 여행지 매력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아부다비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신비한 모험이 가득한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많은 매력을 가진 여행지다.
무엇보다 최근들어 호화스러움의 끝을 만날 수 있어 중동의 부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 

페라리월드며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야스 마리나 서킷과 온갖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대통령 궁까지 여느 나라에선 흉내 내지 못할 '휘황찬란'한 명소들이 가득하다. 곳곳에선 호화스러운 리조트 단지 조성도 한창이다.
 
아부다비는 두바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의 토후국 중 하나이자, 수도이다. 토후국 중 가장 크다. 전 세계 석유 공급의 10%를 차지하는 최대 산유국으로 자본도 가장 많다.
     
페라리월드의 빨간색 지붕엔 페라리를 약 1만6750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의 알루미늄이 투입됐다. 페라리월드 제공
페라리월드의 빨간색 지붕엔 페라리를 약 1만6750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의 알루미늄이 투입됐다. 페라리월드 제공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 바라본 페라리월드© 뉴스1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 바라본 페라리월드© 뉴스1

◇페라리를 탈까, F1 머신을 탈까

아부다비는 200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가장 '핫'한 섬을 꼽자면 야스 섬(Yas Island)이다.

이 섬엔 페라리월드며, 야스 마리나 서킷, 워너 브라더스 월드, 워터파크, 쇼핑몰 등 굵직 굵직한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이 한데 모여 있다. 섬 전체가 초대형 테마파크라고 불릴 정도다.
그중에서도 눈이 절로 가는 시설은 단연 '페라리 월드'다.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페라리'(Ferrari)를 테마로 내세운 실내 테마파크다. 규모는 무려 8만6000㎡로 세계 최대다. 
  
페라리월드는 섬 어디서든 보인다. 페라리 차체를 형상화한 거대한 빨간 지붕 덕분이다. 지붕 위에 새겨진 엠블럼 길이만 66m이다. 또 지붕을 짓기 위해 무려 페라리를 1만6750대나 만들 수 있는 양의 알루미늄이 투입됐다. 공사비로 48조가 들어갔다고 한다. 
 
더 재미난 점은 페라리월드의 실제 주인은 페라리가 아닌 아부다비 최대의 국영 부동산 기업 알다르(Aldar)로 알려져 있다. 알다르는 야스 마리나 서킷도 소유하고 있다.  

페라리는 페라리월드 건설에 여러 도움을 줬으나 실질적인 테마공원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페라리월드 입구© 뉴스1
마치 액자가 걸려 있듯, 벽에 무심하게 걸려 있는 F1 경주용 차량© 뉴스1
마치 액자가 걸려 있듯, 벽에 무심하게 걸려 있는 F1 경주용 차량© 뉴스1
F1 경주용 차량 바퀴를 갈아볼 수 있는 정비 요원이 되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 뉴스1
F1 경주용 차량 바퀴를 갈아볼 수 있는 정비 요원이 되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 뉴스1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포뮬라 로사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 뉴스1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포뮬라 로사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 뉴스1

실내 곳곳엔 페라리월드 아닐까 봐 페라리 자동차들과 엔진들이 널브러져 있다. 입구에서 458 이탈리아 모델에 탑재된 V8 엔진이 반겨주고, 천장엔 F1 경주용 차량이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매달려 있다.

이 테마파크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도 있다. F1 경주용 차량을 똑 닮은 '포뮬라 로사'(Formula Rossa)는 총 2.07㎞에 달하는 트랙을 최고 시속 240㎞의 속도로 질주한다. 얼마나 빠르면 바람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탑승 전 고글 착용은 필수다.

이외에도 20여 개의 놀이시설과 기념품숍, 페라리 역사를 볼 수 있는 갤러리라 페라리 등이 있어 자동차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반나절 시간도 모자랄 정도다.
 
누구나 신청하면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 경주차량을 탑승해볼 수 있다.
누구나 신청하면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 경주차량을 탑승해볼 수 있다.
F1 경주용 차량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다© 뉴스1
F1 경주용 차량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다© 뉴스1

만약 자동차 마니아나 F1(포뮬러 원) 그랑프리 애호가였다면 페라리월드보다 더 기대가 큰 시설은 '야스 마리나 서킷'이었을 것이다. 매년 아부다비 F1 그랑프리(Abu Dhabi F1 Grand Prix)가 열리는 곳으로 방문객들은 시설을 투어하고, 직접 경주용 차량에 시승할 수 있다. 시승 장면을 찍은 영상도 따로 메일로 보내준다.
 
F1 그랑프리는 트랙(경주로) 온도가 평균 24도 수준에 이르는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연다. 8월이면 75도까지 오른다.

총 4일간의 F1 그랑프리 기간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의 콘서트도 어우러져 야스섬 일대는 하나의 축제의 장이 된다. 6만6000석의 좌석은 물론 주변 호텔 예약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찰 정도로 많은 여행객들이 몰린다.  

지난 1일에 막을 내린 올해 행사엔 DJ 마시멜로(DJ Marshmello),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 더 킬러스(The Killers) 등이 참석했다.
 
아랍어 글자를 타원형으로 만든 금색 조형물© 뉴스1
아랍어 글자를 타원형으로 만든 금색 조형물© 뉴스1

◇어디서도 보지 못한 궁극의 화려함

아부다비에서 궁극의 화려함을 볼 수 있는 곳이 대통령 궁인 '카사르 알와탄'(Qasr Al Watan)이다. 마치 금단의 빗장문이 열리듯, 올해 초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약 38만m² 부지 위에 약 4억9000만달러(약 5847억6600만원) 공사비가 투입돼 지어진 이 궁은 정상회담이나 UAE의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본관과 UAE 대통령과 부통령, 아부다비 왕세자의 집무동 그리고 마리나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건물은 본관이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대통령궁에 입장하려면 삼엄한 검색대를 거쳐야 한다. 검색대를 통과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본관으로 이동한다.

좌우대칭한 설계가 인상적이다© 뉴스1
어느 하나 화려하지 않은 장식이 없다© 뉴스1
곳곳엔 5000여 가지의 무늬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뉴스1
곳곳엔 5000여 가지의 무늬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뉴스1
같은 무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무늬가 다양하다© 뉴스1
같은 무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무늬가 다양하다© 뉴스1

본관은 입구에 들어서부터 UAE 공식 엠블럼을 가슴에 품고 있는 금빛 매 장식에 압도당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웅장한 규모와 섬세한 설계에 입이 벌어진다.

궁의 증심인 그레이트 홀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좌우대칭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어마어마한 공간은 화려하면서 세밀한 5000여 가지의 무늬의 모자이크 장식으로 채워져 있다.
   
단풍나무로 만들어진 문들은 23캐럿의 프랑스 금으로 장식되어 있다. 문 한 짝을 완성하는 데 350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곳엔 정상회담 당시 각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들이 전시돼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달항아리와 나전칠기 자개 병풍도 만날 수 있었다. 

물빛에 비친 그랜드 모스크© 뉴스1
물빛에 비친 그랜드 모스크© 뉴스1

인도엔 '타지마할'이 있다면 아부다비엔 '그랜드 모스크'가 있다.  UAE의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이 잠들어 있는 이슬람 사원이다.

타지마할처럼 눈이 부시도록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 모스크는 낮과 밤의 매력이 다르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호화스러운 매력이 배가 된다.
 
빈 술탄 알 나하얀은 1999년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모스크를 지으라고 지시하는 데, 결국 그는 완공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건설엔 마치 전 세계의 아이디어가 하나로 모이듯, UAE를 포함해 이탈리아, 독일, 인도, 터키 그리스 등 각국의 유명 디자이너가 참가한다. 

기둥에도 화려한 꽃의 타일이 타일이 붙어 있다© 뉴스1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펫이 깔린 주 기도실© 뉴스1
2톤에 달하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샹들리에© 뉴스1

그랜드 모스크는 4만명이 동시에 기도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모로코풍 82개 흰 대리석으로 장식된 돔식 천장과 약 1000개의 기둥은 그랜드 모스크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 모스크의 하이라이트는 주 기도실이다. 기도실까지 가는 길은 빠르게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볼거리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기둥이며 바닥, 천장 등엔 꽃 모양의 대리석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데 어찌나 표현이 세밀한지 공사 단계가 궁금해질 정도다.

주 기도실은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곳엔 2년간 1200명이 투입돼 별도의 절개나 이음 없이 제작한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펫이 깔려 있고, 스와로브스키 제품으로 무게가 2.2톤(t)이 달하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중에 이 샹들리에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랜드 모스크는 비 무슬림자도 입장 가능하고 플래시를 켜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단 유의할 점이 있다. 남녀 모두 긴 소매 상이와 하의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스카프 등으로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긴 옷이나 스카프가 없다면 의상 대여실에서 아바야(Abaya, 여성 전통 의상)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현대적인 돔형식으로 만들어진 루브르 아부다비© 뉴스1
현대적인 돔형식으로 만들어진 루브르 아부다비© 뉴스1

◇그리고 루브르 아부다비   

생각보다 덜 알려졌지만, 아부다비에도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지난 2017년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설립 200년 만에 처음으로 국외 분관을 낸 것이다.  

왜 아부다비였을까. 아마도 어마어마한 '루브르'라는 이름값을 감당하기엔 아부다비만 한 곳이 없었던 것 같다.  

아부다비는 루브르 브랜드를 빌리기 위해 프랑스에 20년간 최대 4억 유로(약 5269억)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매년 네 차례, 프랑스에서 빌리는 유물로 전시회를 여는 대가로 1억5000만 유로(1979억)를 추가로 주고 있다.

공사비는 불 보듯 뻔했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갔다는 그 루브르를 만나기 전까지 기대도 됐지만, 혹여 루브르 명성에 못 미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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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 뉴스1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 뉴스1

루브르 아부다비의 눈에 띄는 시설은 건물의 중심부를 덮고 있는 아랍식 돔이다. 돔은 별 모양의 구멍이 송송 뚫린 8개의 지붕이 층층이 쌓여 있는 형태인데, 수천 개의 구멍 사이사이로 햇빛이 투영해 마치 열대림 그늘에 서 있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밤이면 구멍 사이사이엔 LED 조명이 반짝반짝 빛난다.

이곳 루브르의 또 다른 특징은 시디얏 섬(Saadiyat Island)의 바다 위에 자리했다는 점이다. 멀리서 보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우주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인 것들로 특히 아부다비 아닐까봐, 아랍 관련 전시품들이 매우 다채롭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진품도 이곳에 전시돼 있다. (취재 협조=아부다비관광청)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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