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 수사 논란과 관련, 청와대를 향한 칼끝을 바짝 세우고 있는 가운데 양측 핵심인사 4인방 간 얽히고 설킨 인연이 주목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 주인공이다.먼저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민정수석실 멤버다. 민정수석실은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 친문(親문재인)인사로 꼽히는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아삼륙'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백 전 비서관이 2020년 4월 총선을 바라보고 청와대를 나가려 하자, 조 전 장관은 "어딜 나가냐. 나랑 같이 나가자"며 그를 붙잡기도 했다.
조 전 장관과 박 비서관은 이렇다할 인연은 없었지만, 조 전 장관이 박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정부에서 신설되는 반부패비서관실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면서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두 사람은 이후 두터운 우정을 나눴다. 사석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서로에 대해 "좋은 사람이다", "일을 잘한다"며 칭찬했다.
현재 사의설이 돌고 있는 박 비서관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청와대를 나가려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한 번은 문 대통령의 별도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기 전, 박 비서관을 따로 불러 "남아서 조금 더 일해달라"고 말했다 한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이 당시 자신의 페르소나(분신)로 여겼던 조 전 장관으로부터 박 비서관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청취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민정수석실은 어떤 실(室)보다 분위기가 좋은 방으로 유명했다. '수다가 끊이지 않는 방'으로 불렸고 국회의원 출신인 백 전 비서관은 동료들을 향해 "이런 법돌이들, 출마해"라고 진반농반으로 권유하기도 했다.
백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부산 지역 총선 차출설 속 박 비서관에게 강남 출마를 권하기도 했었다 한다.
박 비서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수사팀에서 팀장(윤 총장)과 부팀장(박 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윗선의 수사 개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다가 좌천 당했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만나면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박 비서관은 앞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2017년 5월 당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내용을 본인이 작성했다고 밝히며 "짜릿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 전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입시비리, 사모펀드 관련 검찰수사가 가속화되면서 조 전 장관과 윤 총장 간 사실상 악연이 시작되자, 두 사람 사이에 낀 박 비서관이 가장 괴로울 것이란 말이 청와대 안팎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편에선 이같은 인연들 속 박 비서관이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의아한 일로 여겨진다.
박 비서관은 유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에 관한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조 전 장관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김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는 '수사 근거가 된 첩보 문건은 백 전 비서관이 만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두고 '결국 윤 총장 사람이었던 박 비서관이 윤 총장에게로 돌아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한편 박 비서관 나름대로 조 전 장관 등을 지키려는 전략이 있는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2018.10.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