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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모습 대신 일상의 풍경 즐기는 문보영 시인

[신간] 문보영 시인 에세이 '준최선의 롱런'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11-30 13:01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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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똑똑하거나 예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쓰기 위해 인상적인 장면을 보고, 고뇌를 하며 불면증에 시달릴 것만 같지만, 문보영 시인(27)의 모습을 보면 이런 상상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문보영은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해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제36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상까지 받은 시인이라는 점에서 더 열심히 시를 쓰기 위해 공부하거나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거나 종이에 연필로 끄적일 것 같다.

그러나 문보영은 그렇지 않다. 유튜브 채널 '어느 시인의 브이로그'를 찍고, 전화 영어를 하고, 무작정 동네를 걷고, 커피를 마시고, 밤을 세워 영국 드라마를 본다.
그저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상을 살아낸다. 최선을 다한 삶이 아니라, '준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가는 시인의 모습이 책에 담겼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힘들여 살아가는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걸음 물러나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문보영 시인은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무너진 일상을 복구하면서 쓴 일기들"이라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 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연습. 꿋꿋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촌스러운 게 아니라고, 하루를 잘 살아 낸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 책은 일상을 살아 내지 못하는 어느 시인의 일상 고투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준최선의 롱런 / 문보영 지음 / 비사이드 / 1만3000원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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