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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박병호 때와 달라…김광현, 新포스팅시스템 적용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
구단이 가져가는 이적료 비중 낮춰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9-11-20 11:33 송고 | 2019-11-20 11:39 최종수정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 김광현.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 김광현.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31)은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류현진(32), 박병호(33) 때와는 다르다.
김광현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소속팀 SK 와이번스는 아직 김광현을 보낼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SK와 계약이 남아 있는 김광현은 SK의 허락 없이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마친 김광현은 귀국 다음날인 지난 19일 구단을 찾아 손차훈 단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측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아직 SK 소속 선수인 김광현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해야 한다. SK는 김광현을 영입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SK가 받을 수 있는 이적료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바뀐 '한미 선수계약협정'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한미 선수계약협정'을 개정했다. 과거에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응찰료(포스팅 금액)를 적어낸 구단이 해당 선수와 독접 협상권을 가졌다. 그러나 바뀐 규정 아래에서는 선수가 자유롭게 30개 구단과 협상을 벌일 수 있다.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이전까지는 포스팅 금액을 모두 원 소속구단이 이적료으로 가져갔다. 자연스럽게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적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이적료로 거액을 지불할 경우 선수 연봉을 높이 책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라진 규정에서는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가 책정되며, 그 비중이 높지 않다.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정이 바뀐 셈이다. 이적료는 보장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옵션을 통해 선수가 더 많은 액수를 챙길 수도 있다.

보장 총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때는 20%가 이적료로 원 소속구단에 돌아간다. 2500만~5000만달러의 경우 2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에 2500만달러를 넘어선 금액의 17.5%를 더해 이적료가 책정된다.

예를들어 김광현이 보장총액 3000만달러에 계약할 경우 '500만달러(2500만달러의 20%)+87만5000달러(초과 500만달러의 17.5%)'인 587만5000달러가 SK에게 돌아가는 이적료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 5000만달러를 초과하는 보장 계약이 성사될 경우에는 계산이 조금 복잡해진다.

'(2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2500~5000만달러의 17.5%인 437만5000달러)+(5000만달러 초과분의 15%)'가 이적료로 산출된다.

과거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과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각각 2573만 7737달러 33센트, 1285만달러를 원 소속구단 한화와 넥센(현 키움)에 안겼다. 이와 함께 류현진은 6년 총액 3600만달러, 박병호는 4+1년 총액 1800만달러에 따로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김광현의 경우 포스팅 금액이 따로 필요없다. 보장금액에 따라 이적료가 산출된다.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는 이적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규정. 그만큼 선수의 몸값은 높아질 여지가 커진다.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 SK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 SK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선수에게 유리한 점은 또 있다. 이전에는 포스팅금액이 적을 경우 KBO리그의 원 소속구단에서 포스팅을 철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뀐 규정 아래에서는 이같은 권리가 사라졌다.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으면 그걸로 끝이다.

김광현의 도전 의지만 확고하다면, 아무리 헐값에 계약을 하더라도 SK가 보내줘야 한다는 뜻이다. 단, 김광현이 스스로 협상 중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을 포기할 수는 있다.

김광현의 의지가 강한 가운데 자칫 SK는 이적료로 몇 푼 챙기지도 못한 채 에이스를 떠나보낼 수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김광현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지, 정확한 현실 인식이 김광현과 SK 양 측 모두에 중요하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포스팅 신청 마감 시한은 12월5일이다. 보름 정도가 남았다. 구단에게 불리해진 규정 때문에 SK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김광현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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