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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차기작 韓영화·외국영화 2편…'기생충'과 같은 규모"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11-20 10:27 송고 | 2019-11-20 14:55 최종수정
뉴스1 DB ©  라고 말했다. 
뉴스1 DB ©  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기작 및 '기생충' 리메이크에 대한 계획들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의 대표 톰 퀸과 함께 진행한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와 영어로 진행되는 외국 영화를 차기작으로 동시에 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며 "두 영화 모두 큰 영화가 아니다. '기생충'이나 '마더'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진행 중인 한국 영화에 대해서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서울을 배경으로 독특한 요소들을 갖춘 호러와 액션 영화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영어 영화에 대해서는 "2016년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끝낼 때까지는 나도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잘 모르겠다. 세트의 반은 영국에, 세트의 반은 미국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이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리메이크 영화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기생충'이 해외에서 개봉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그 부분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은 리메이크에 대해서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칸영화제 상영 후 다른 국가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내게 와서 '영국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거나 '완전 홍콩의 이야기야'라고 말했었다. 이야기가 보편적이라서 어느 국가에서나 리메이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알렸다.

봉준호 감독과 톰 퀸 © AFP=뉴스1
봉준호 감독과 톰 퀸 © AFP=뉴스1

'기생충'은 북미 3개관에서 지난달 11일 개봉 후 지난 18일(현지시간)까지 620개관에서 상영되며 크게 흥행하고 있다. 북미 수익은 1441만 9619달러(약168억 6662만원)로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내년 2월 진행되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 미국 영화 관련 매체들은 지난해 외국어 영화인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과 비교해 봉준호 감독 역시 감독상이나 작품상 후보에 오를 뿐 아니라 수상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에 대해 "아카데미의 투표 시스템은 복잡하다. 예상하기 어렵지 않나.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 영화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아직 서양에 소개되지 않은 거장들이 많다. 만약 나의 노미네이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버라이어티는 최근 할리우드 내에서 일고 있는 '마블 논란'에 대해서도 봉 감독의 의견을 물었다. '마블 논란'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나 마틴 스코세이지 같은 거장 감독들이 마블 영화를 두고 "영화(cinema)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젊은 영화인 및 팬들이 반발하고 있는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을 공개하게 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젊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표를 잃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이 나오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나는 스코세이지나 코폴라 감독을 무척 존경한다. 그들의 영화를 공부하면서 성장했다. 그래서 그들이 그 같은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고, 의견을 존중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블 영화'들을 하나하나 보게 되면 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든가 '로건' '윈터 솔저' 같은 영화들을 재밌게 봤다. 이 영화들 속에는 훌륭한 영화적 순간들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봉 감독은 "마블 영화를 감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 나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창의력을 존중한다. 그렇지만 실제 상황 속에서는 사람들이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을 견딜 수 없다. 나도 그런 의상을 입지 않고, 남들이 입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이에 톰 퀸은 '설국열차'를 두고 "(봉준호 감독)당신은 이미 마블 영화를 만들었다. '윈터 솔저: 파트2' 아니었느냐.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거기에 나왔다"고 농담을 던졌다. 봉준호 감독은 "크리스 에반스는 물고기를 밟고 미끄러진다. 그런 건 마블 스타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한편 '기생충'은 올해 국내에서 제24회 춘사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을 받았고, 제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도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받았다. 오는 21일 열리는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에 이름을 올리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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