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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가르쳐준 강호 되는 법… 찬스 때 넣고 실수는 줄이기

축구대표팀, 아부다비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3 패

(아부다비(UAE)=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11-20 06:00 송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브라질과의 경기가 0-3 완패로 끝난 뒤 회견장으로 들어서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표정은 당연히 밝지 않았다. 하지만 화가 난 모습이거나 실망스러운 표정과는 거리가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허탈함에 가까웠다. 그의 발언으로 확인이 됐다.

경기 총평을 부탁한 질문에 그는 "0-3이라는 스코어로 패하면 뭐라고 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 정도의 스코어가 날 경기는 아니었다고 본다. 결과에 비한다면 내용은 치열했다. 브라질이 효율적으로 마무리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졌잘싸(졌으나 잘 싸웠다)' 류의 표현이 크게 위로가 되진 않으나 한국도 나름 경쟁력을 보여준 장면들이 적잖았다. 상대는 2019 코파아메리카 우승팀이고 10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의 강호다.

이런 팀을 상대로 엉덩이를 뒤로 빼지 않은 채 우리 축구를 펼치려 했는데, 전체적인 콘셉트는 그리 나쁘진 않았다. 다만 2가지가 부족했다. 브라질이 가진 결정력이 없었고, 브라질은 하지 않던 실수를 우리는 범했다. 진짜 강호가 되기 위한 '정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강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졌다. 확실히 브라질은 강했다. 개개인의 전투력, 팀으로서의 조직력 모두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브라질이 잘했던 경기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이날 대표팀은 라인을 뒤로 내리고 수비에 치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금껏 추구해왔던 빌드업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단계를 다소 줄인 면이 보였다. 킥이 좋은 중앙MF 주세종과 정우영이 좌우로 크게 벌려 황희찬과 손흥민 등 발 빠른 공격수들을 활용해 맞섰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상대가 브라질이라는 강팀이라고는 하지만 믿음을 갖고 해보자 생각했는데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한 뒤 "결과적으로 무득점으로 끝났으나 그래도 준비했던 것을 잘 보여줬다. 당연히 브라질이 이길만한 경기였으나 이런 큰 스코어가 날 경기는 아니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희비를 가른 것을 결국 찰나였다. 이날 브라질은 전반 9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었다. 초반 대등하던 흐름 속에서 갑자기 왼쪽 측면이 확 뚫렸고 어렵지 않게 올라온 크로스를 파케타가 마무리했다. 첫 슈팅이 득점이었다.

실점은 했으나 이후에도 한국은 선전했다. 나름 잘 싸우던 전반 36분 추가실점이 나왔으니 또 맥이 빠졌다. 공격수 황의조가 수비에 가담하다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서 프리킥을 내준 것이 빌미가 됐고 쿠티뉴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그대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이 두 번째 득점 찬스에서 2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이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특히 전반전에 잡은 2번의 득점찬스를 모두 골로 연결하면서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어진 찬스 살리기, 이기기 위한 기본이다. 반면 후반 15분 추가실점 장면을 포함해 우리 수비는 고비 때마다 실수가 나왔다. 그것이 다 상대의 득점으로 이어졌으니 뼈아팠다.

벤투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기술적으로 탁월하다. 우리 선수들도 좋은 능력치를 보여줬고 좋은 템포의 축구를 했다"고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이런 팀들과의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면 큰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강호들과 대결에서 실수하면 회복이 어렵다. 상대가 우리 문전에서 공을 가지고 있을 때 빨리 상황을 판단하고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할지 이해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찬스가 주어졌을 때는 넣어야하고, 실수는 최소화해야한다. 다들 알고 있으나 실천이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강호의 길로 접어들 수 없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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