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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혈된 눈으로 강행한 金·인터넷 대화 盧…역대 '국민과의 대화'는

앵커·소설가·가수까지 진행자도 다양…'첫키스는 언제' 질문도
패널선정에 기싸움한 李 참모진…李·盧 '일본 국민과의 대화'도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19-11-19 12:18 송고
청와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청와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8시부터 100분 동안 300명의 국민패널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MBC 특별기획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 출연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방송사에서 주관하는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되며, 가수 배철수씨가 메인MC를, MBC 허일후·박연경 아나운서가 보조MC를 맡는다.
전문가 패널이나 주 토론자 없이 300명의 국민패널과 직접 사전각본 없는 대화를 나누는 전례없는 방식이라, 과거 역대 대통령의 TV대화는 어땠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TV 생중계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6월29일 6·29 선언 3주년을 맞아 청와대에서 국민 각계 대표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과의 대화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결막하출혈로 충혈된 채 TV대화…"얼굴이 무슨 의미 있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전인 당선자 시절부터 임기 내에 총 4차례의 '국민과의 대화'를 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1998년 1월18일 '국민과의 TV대화'를 갖고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에 따른 극복 의지를 밝혔다. 당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8%가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만족'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1998년 5월10일 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두번째 '국민과의 TV대화'는 차인태 전 제주MBC 사장과 김은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됐다.

1999년 2월2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SBS 공개홀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국민과의 TV대화'는 주토론자 6명과 450여명 직능대표, 150여명의 일반시민 등 600여명의 방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사평론가 정범구씨의 사회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동안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했지만 단순히 '희망'을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며, 경제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데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TV대화를 위해 리허설보다는 '독회' 형식으로 준비했다. 당시 SBS는 PC통신, 팩시밀리를 통해 국민의 질문을 접수했으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캡션방송을 개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네번째 대화로 2001년 3월1일, 취임 3주년을 맞아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여의도 KBS에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생중계로 '국민과의 TV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대화는 각계각층 대표와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설가 김주영씨와 이규원 아나운서의 사회로 전문가 패널 2명과 국민패널 8명이 참석했다. 전문가 패널 2명은 현 청와대 사회수석인 김연명 당시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냈던 김광두 당시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였다.

KBS는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받았는데 '당선 전날 무슨 꿈을 꾸었나' '첫키스는 언제 했나' 등의 자유로운 질문들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TV대화를 앞두고 오른쪽 눈에 결막하출혈 증상으로 눈이 충혈되고 부어올랐다고 한다. 참모진들이 대화를 연기하자고 건의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지, 얼굴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강행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상황 등 비관적인 질문이 나오자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하면 어떡하나" "오늘 단단히 시험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 '대한민국, 대한국민' 2부 행사 ‘국민이 묻고 대통령이 답하다’에서 국민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2017.8.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 '대한민국, 대한국민' 2부 행사 ‘국민이 묻고 대통령이 답하다’에서 국민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2017.8.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포털 주관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일본 국민과'도…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자 시절이던 2003년 1월18일 오후 9시40분부터 100분 동안 KBS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했다. 4명의 패널이 출연했고 방청객과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인 2005년 8월25일에는 100분간 KBS '참여정부 2년6개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출연했다. 녹화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일반국민 9명과 전문가 패널 4명과 질답이 오갔다.

2006년 3월22일에는 네이버와 다음 등 5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주관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토론회에 참석했다. '양극화, 함께 풀어갑시다'를 주제로 네티즌 5명의 패널이 참석했고 5개 포털사이트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60분간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1일 오후 10시부터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토론자 6명의 질문에 답변했다. 2003년 11월28일에는 오후 9시20분부터 100분간 SBS '국정 진단, 대통령에게 듣는다-변화와 희망으로'에 출연했다. 이는 3명의 패널이 노 전 대통령의 관저를 찾아 좌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생방송으로 방영됐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일본 국민과의 대화가 눈에 띈다. 노 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일정 중인 2003년 6월8일, 일본 민영 방송사인 TBS '한국의 대통령-솔직하게 직접 대화'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1시간30분간 녹화방송된 프로그램에는 102명의 일본인 방청객과 질답을 주고받았고, 오사카 시민과 위성연결 또는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눴다. 일본 국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일본관 등 무거운 주제부터 '여사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것은' 등 가벼운 주제까지 폭넓은 질문을 던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첫 타운홀 미팅 형식…방송사와 패널선정 기싸움도

이 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맞아 2008년 9월9일 오후 10시부터 100분동안 생중계된 KBS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 출연했다. 그동안 '국민과의 대화'로 진행됐던 행사 이름을 '대통령과의 대화'로 바꿨다. 국민의 시선에서는 '대통령과의 대화'가 맞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는 정은아 아나운서의 사회, 김재홍 아나운서의 보조MC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수도권 거주 국민패널 95명과 분야별 전문패널 3명, 섭외패널 5명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질문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수석회의를 열어 대화 내용을 정하고 2차례 리허설도 가졌다. 특히 청와대와 주관 방송사인 KBS가 패널과 질문 선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방송 당일 사전 질문지가 청와대에 전달됐다. '진솔함'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던 이날 대화에서는 이 전 대통령은 경제회생에 대한 약속을 강조하며 종교편향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27일 오후 10시부터 100분간 MBC 스튜디오에서 취임 후 두번째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가졌다.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권재홍 MBC 앵커가 메인 MC를, 김경란 KBS 아나운서와 박선영 SBS 아나운서가 보조 MC를 맡았다. 당시 세종시 관련 주제토론과 4대강 관련 토론이 메인으로 진행됐다. 전문 패널 3명과 일반패널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와 2011년 2월1일 '대통령과의 대화, 2011년 대한민국은', 2011년 9월8일 '대통령과의 대화' 등 전문가 패널과 좌담회를 가졌다. KBS 아침마당 '대통령 부부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방일 기간 중이었던 2008년 4월21일 일본 민영 방송사인 TBS '일본 국민 100인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녹화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20~40대의 젊은 일본인과 한일관계, 남북한 문제부터 가정생활까지 솔직하게 답변했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 자리에서 '남편에게 몇 점 주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95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결혼기념일은 평생 한 번도 잊지 않고 매해 장미 꽃다발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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