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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크림의 남자' 이진욱 2조 잭팟…"난 남들 안하는 것 한다"

에스티로더에 매각 '해브앤비' 대표, 우연히 화장품 사업
'약품 같은 화장품' 역발상으로 닥터자르트 성공 신화 일궈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9-11-19 11:37 송고 | 2019-11-19 22:54 최종수정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 뉴스1

"이건 약품일까 화장품일까?"

닥터자르트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출시한 '세라마이딘 크림'을 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제품 겉면 디자인이 마치 의약품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약품'처럼 보이게 한 것은 닥터자르트를 운영하는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의 노림수였다. '약품처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화장품'이라는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주려는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였다. 당시 약품 같은 화장품은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이진욱 대표의 이 같은 역발상은 이른바 '대박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를 인수하는 계약을 해브앤비와 체결했다. 이 대표가 소유한 해브앤비 지분 3분의 2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에스티로더는 앞서 2015년에도 해브앤비 지분 3분의1을 인수했다. 해브앤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해브앤비 기업가치는 약 17억 달러(약 2조원)로 추정된다. 정확한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조원 이상일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에스티로더가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닥터자르트가 미국·아시아에서 젊은 세대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에스티로더는 전격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은 이 대표의 '역발상'이 만든 쾌거였다. 경쟁 업체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할 때 그는 세계 최대 뷰티 시장 미국을 정조준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그의 기업가정신이 그때도 발휘된 것이다.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딘 크림'(SSG닷컴 캡처)© 뉴스1

닥터자르트는 지난 2011년엔 미국 최대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이 운영하는 매장이다. 닥터자르트는 세포라에서 매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판매 품목도 2개에서 현재 약 100개로 50배 가까이 늘었다. 이 대표는 결국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31개국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척 정신'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그 시대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브랜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없던 시장을 개척하는 혁신 제품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40대 초반인 이 대표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이었다. 그는 20대 후반까지 화장품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원광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건축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피부 트러블로 피부과를 갔다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게 된다. 젊은 여성들이 'BB크림'에 열광하고 있던 것. 그 모습에 '꽂힌'이 대표는 바로 행동에 옮겼다. 다음 해인 2004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해브앤비를 차리고 같은 해 BB크림을 출시했다. 국내 업체가 BB크림을 출시한 것은 해브앤비가 처음이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창업 정신이 결국 국내 화장품 업계 역사에 남을 신화를 썼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