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박용우 울린 '카센타'…"감히 내 작품의 팬 됐죠"(종합)

[N인터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11-14 13:32 송고 | 2019-11-14 14:42 최종수정
88애비뉴 © 뉴스1
88애비뉴 © 뉴스1

"감히 내 작품의 팬이 됐어요."

배우 박용우가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순정'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의 복귀작은 블랙코미디 장르의 '카센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한 '카센타'는 박용우의 거친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박용우는 '카센타' 관련 인터뷰에서 "감히 내 작품의 팬이 됐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카센타'(감독 하윤재)의 주연 박용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카센타'는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 분)와 순영(조은지 분)이 펑크 난 차를 수리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게 되면서 벌어지는 한국형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영화다.

극 중 박용우는 한 성격 하는 국도변 카센터 사장 재구 역을 맡았다. 재구는 우연히 도로 위에 떨어진 금속 조각에 펑크 난 차량을 고치게 되고 이후 계획적으로 도로 위에 날카로운 못을 놓고 타이어 펑크를 유도하게 된다. 그러다 욕망과 양심 앞에서 갈등하게 되는 인물이다. 

88애비뉴 © 뉴스1
88애비뉴 © 뉴스1

앞서 박용우는 지난 13일 진행된 언론시사회 당시 "처음에는 작품 출연을 거절했었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용우는 "처음에 이 영화를 딱히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감독님을 만난 것은 아니었다. 궁금한 게 많아서 감독님을 뵀는데 처음 감독님 뵀을 때는 '들으시는 분이 아니구나, 자기 고집만을 얘기하는 분이구나' 했다. 서로 벽 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 감독이 다시 보낸 시나리오가 박용우의 마음을 바꿨다. 그는 "그리고 나서 여행을 떠났는데 그렇게 만나 뵙고 열흘 정도가 지난 것 같다. 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다"며 "읽어봤는데 제가 얘기하는 게 90%가 반영이 됐더라. 디테일한 것까지 다 반영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감독님이 제 얘기를 들으셨구나, 오해하고 있었구나' 했다. 여행 다녀와서 만나 뵀는데 표정이 다르더라. 너무 좋은 감독,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좋다. 너무 예의가 바른 분이더라"고 말했다. 
박용우는 "감독이 왜 재구 역할에 박용우를 캐스팅했을까"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저도 가끔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맹목적으로 신뢰를 갖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그런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조은지 같은 경우는 이 사람을 다 안다고 할 수 없지만 배우로서는 보자마자 좋았다. 굳이 얘기하자면 감독님도 (박요우라는 배우에 대해) 그런 기분이지 않으셨을까"라고 답했다. 

'카센타'에 대한 깊은 애정도 털어놨다. 박용우는 "제가 출연했지만, 어제도 '감히 이 영화의 팬이 됐다'고 했는데 저를 잊어버리고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만의 컴백에 대해 "당연히 저도 아무리 자유롭고 창의적인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항상 고민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카센타'는 감동으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나는 영화인 것 같다"며 "계산적으로 생각해서 출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박용우는 "현실적으로 분석해서 이 정도면 새롭고 이 정도면 되게 감독님도 스마트한 것 같고 하는 계산이 없었다. '이런 귀가 열려있는 사람이라면 배우도 감정적으로 조율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한 것이기 때문에 계산을 하고 한 영화가 아니었다"며 "'카센타'는 감동적으로 시작한 영화라고 본다. 이 정도 완성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되게 감동했었다. 감동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난 영화 같다"고 전했다. 

88애비뉴 © 뉴스1
88애비뉴 © 뉴스1

박용우는 '카센타'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은 정말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어제 시사회 때 두 번째로 본 건데 이성적으로 보게 되더라. 영화의 상징에 관련된 소품이라든지, 연출, 스토리가 보이더라"며 "처음에 봤을 때는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재구와 순영의 두 사람의 인물에 집중해서 봤다. '저 사람들 정말 찌질하게 산다, 진짜 저 인간들 쯧쯧' 하면서 포복절도 하는 웃음이 아니라 헛웃음이 나왔는데 이번엔 점점 안 됐고 점점 짠해지더라. 펑펑 눈물이 나오는 슬픔이 아니라 가슴을 쥐어짜는,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내 작품을 보면서 울었다. 제가 출연했지만 저를 잊어버리고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박용우는 이전 보다 더 자유로워진 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과는 다른 게 있다면 일단 저는 모니터를 안 본다. 드라마나 영화나 요즘 모니터를 안 본다. 보는 게 소용 없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며 "항상 저는 연기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했다. 연기 시작할 때도 그렇고. 그런데 지금은 진짜 연기하는 순간 쓴맛이든 단맛이든 그대로 느끼면서 하고 싶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전문가가 알아서 해주실 거라 믿고 맡긴다. 그렇지만 연기 강박은 있다. 예전엔 강박이었고 지금도 똑같지만 즐거움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시골 카센터 사장 재구 역할을 연기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힘줄 때 빼놓고는 힘을 빼자고 항상 긴장하고 있었다"는 답을 전했다. 이어 "최대한 개인적인 욕심에 대해 한 번도 질문하지 않으려 했다"며 "감독님께서 무한 신뢰에 가까울 정도로 신뢰해주셔서 더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다. 연기를 오버해서 하는 순간 무너질 수 있었다. 자유롭게 하되, 힘줄 때 빼놓고는 절제하자고 했다. 제일 중점을 둔 건 힘뺀 연기였다"고 말했다. 

박용우는 재구의 섹시한 매력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재구의 섹시함을 보게 되실 거다. 재구가 너무 섹시하다. 연기자로서의 섹시함은 그 역할에 잘 어울렸을 때인 것 같다. 영화, 드라마 본 분들이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을 때 섹시하다 생각한다"며 "배우로서 바람이 있다면 항상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그게 배우로서는 최고의 찬사다. '상 1000개 받을래, 잘 어울린다는 소릴 들을래' 하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싶다. 상 한개도 안 받아도 된다"고 고백했다. 

13년 전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조은지에 대해서는 "정말 보자마자 좋았다. 직접적으로 만난 건 '달콤 살벌한 연인' 때였고, 처음 본 것은 임상수 감독님의 '눈물'에서였다. '눈물' 오디션 영상을 봤는데 인상이 강렬했다. 그 친구의 대사를 잊을 수 없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용우는 "그때 그 친구의 슬픔을 봤다. 그 영상에서 울거나 슬픈 얘기를 한 게 아니었는데 인상이 너무 강렬했다. 그게 오래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88애비뉴 © 뉴스1
88애비뉴 © 뉴스1

또 13년 전 개봉한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대표작으로 기억되고 특유 찌질한 캐릭터 이미지로 기억되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예전엔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썩 유쾌한 말은 아니다"라고 운을 뗀 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찌질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든. 그래서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코미디를 좋아한다. 연기나 표현을 좋아하는데 대표적으로. 앞으로도 언제까지 연기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코미디를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박용우는 지난 2016년 연극 '도둑맞은 책' 무대에 섰던 이유도 밝혔다. 그는 "쉬면서 나름대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제일 많이 했던 작업이 스스로한테 질문을 많이 했다. 진짜 좋아하는 것에 대한 것이 뭔지 질문했다. 그때 진짜 좋아하는 게 연기라는 걸 깨달았고 그 중에 내가 실천해야겠다 생각한 게 바로 연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파트의 직업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조심하고 항상 명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이 정도면 됐어'라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무너지게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서는 "공인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업이고, 어떻게 보면 많은 분들에게 성격적이고 환경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도 했다. 박용우는 "신인 감독들과 작업하면 더 조심하려 한다"며 "사실 꼰대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한다. 살면서 그 소리는 죽을 때까지 안 듣고 싶다. 최대한 말은 안 하고 지갑을 많이 열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한편 '카센타'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