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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핑이 두렵다'…美10대, 폐질환에 양쪽 폐 이식수술

"광범위한 폐 손상,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수준"
美CDC "베이핑 질환자 2051명…40명 사망"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19-11-13 17:16 송고
<자료사진> © AFP=뉴스1
<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 미시간주(州)에서 17세 소년이 베이핑(전자담배를 이용해 액상 니코틴을 기체화해 흡입하는 것)과 연관된 폐 손상으로 양쪽 폐 이식수술을 받았다고 CNN·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헨리포드 종합병원에 따르면 익명의 10대 소년은 폐렴 증상을 보이며 지난 9월5일 세인트존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약 일주일 뒤 호흡 능력이 저하되면서 삽관이 실시됐고, 10월3일엔 심각한 폐 손상으로 헨리포드 병원으로 전원돼 15일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환자의 현재 상태는 괜찮다. 회복 중"이라며 "우리의 10대 환자는 폐 이식 수술이 없었다면 확실히 죽음을 마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폐에서 나타난 광범위한 손상은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년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베이핑으로 인한 끔찍한 결과를 대중에 알리고자 의료진에 이번 사례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 가족이 수십년만에 이 나라가 마주한 가장 큰 청소년 공중보건 위기의 중심에 서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해봤다. 아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삶이 영원히 바뀌었다"면서 완벽하게 건강했던 소년은 이제 새로운 폐 2개로 삽관한 채 일어나 길고 고통스러운 회복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5일 기준 미 전역에서 베이핑과 연관된 질환자가 2051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각 주(州)들은 여태까지 사망자 40명을 보고했다.

베이핑 폐 질환자의 약 85%는 마리화나에서 향정신성 효과를 내는 복합물질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들어간 카트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CDC는 지난 8일 환자 THC나 다른 카트리지에 첨가제로 이용되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폐 질환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헨리포드 병원 의료진은 이번 10대 환자가 얼마나 오래 베이핑을 했는지,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베이핑으로 인한 폐 질환이 얼마나 심각한지 경각심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젊은 환자가 죽었을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단지 운이 나쁜 게 아니다. 이건 지금 벌어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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