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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수 새판짜기? KT 쿠바 출신 데스파이네 영입…이유는?

10승 듀오 알칸타라-쿠에바스 중 한 명 교체…전원 교체 가능성도

(서울=뉴스1) 황석조 기자 | 2019-11-11 17:27 송고
KT 위즈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KT 위즈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쿠바 출신 새 외국인투수를 전격 영입했다. 시즌 막판부터 예고된 행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기존 10승 투수를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이다. 배경은 무엇일까.
KT는 11일 쿠바 출신의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45만달러, 인센티브 최대 15만달러 등 총액 9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신장 183cm, 몸무게 89kg의 데스파이네는 평균 140km 후반대의 포심 패스트볼을 포함해 싱커,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우완 투수이다.

마이너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이숭용 KT 단장도 "데스파이네는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베테랑 투수"라며 "다양한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이닝 소화 및 경기 운영 능력이 검증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연스럽게 KT는 올 시즌을 함께한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윌리엄 쿠에바스 중 한 명과는 재계약을 포기한다. 아직 두 선수 중 누가 대상인지는 미정인 상황. 앞으로 계속 검토를 하겠으나 KT 측은 "두 선수 모두 교체할 수도 있다"며 외국인투수 전원교체 가능성도 열어뒀다.

알칸타라는 이번 시즌 27경기 등판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 그리고 쿠에바스는 30경기에 출전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알칸타라가 172⅔이닝, 쿠에바스는 184이닝을 소화했다. 기록상으로는 쿠에바스가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 선수 모두 약간의 잔부상은 호소한 적은 있으나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겉으로 볼때는 이닝, 구위, 성적, 부상리스크 모든 면에서 교체사유가 크지는 않다. 새 외국인투수 영입이 소위 복권과도 같은 KBO리그 현실에서 10승이 가능한 투수를 교체한 것은 일단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나아가 두 선수 모두 교체한다면 이는 보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결단이 된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밧,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KT 위즈 윌리엄 쿠에밧,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올 시즌을 6위로 마감한 KT는 만년 하위권에서 탈출, 창단 후 처음으로 경쟁력 있는 팀을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강철 감독의 첫 시즌이었고 큰 전력 상승 요인은 없었지만 베테랑과 신예들이 조화를 이뤄 의미있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시즌은 아쉽게 가을야구 문턱에서 멈췄지만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줬고 팬들로부터 찬사도 받았다. 내년 시즌, 구단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내부 FA도 유한준 한 명인데다 잔류가 유력하고 젊은 선수가 많은 편이라 그 성장세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는 평가까지 존재한다.  

이에 KT는 시즌 중후반부터 외국인선수 관련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강철 감독은 알칸타라-쿠에바스는 물론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외국인선수들에 대해 공개적인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외국인선수가 해줘야하는 역할과 임무가 있기에 이를 충족해 줬으면 하는 기대였다. 책임 있는 플레이 등도 이에 해당됐다. 초보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선수, 코치로서 경험이 풍부한 이강철 감독 특유의 '밀당'이었다.

KT 외국인선수 3명 모두 눈에 보이는 성적과는 별도로 간혹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졌으며 시즌 막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강철 감독의 채찍질이 어느 정도 공감을 얻었기에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KT 입장에서 기존 외국인투수로는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이를 전격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다만 좋았던 이번 시즌 흐름을 바꾼 것에 대한 리스크도 불가피하다. 검증된 외국인투수 영입이 어려운게 현실 인데다 이름값, 다른리그 활약은 국내 프로야구 적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새 외국인투수가 순탄하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후폭풍을 무시하기 어렵다. 여전히 경험 적은 젊은 투수가 많은 KT 상황에서 외국인투수의 기량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알칸타라-쿠에바스가 타 팀으로 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선수단에 미치는 조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KBO리그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시즌 미세한 변화 하나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2018시즌 3위로 기세를 올렸던 한화 이글스는 비시즌 호기롭게 여러 면에서 변화를 줬는데 9위로 급락하기도 했다. 아직 상위권에 안착했다는 평가받기 어려운 KT가 도약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hhss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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