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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상실' 아베, 툭하면 野의원에 호통·야유…"올해만 26회"

마이니치 보도…"3권 분립·민주주의에 반한다" 비판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9-11-08 15:55 송고 | 2019-11-08 15:56 최종수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사건'을 계기로 그가 평소 국회의원, 특히 야당 의원들을 대하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마이니치신문은 8일 "국회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아베 총리가 야당 의원에게 호통을 치거나 야유성 발언을 한 사례가 올해만 26회에 이른다"며 "모두 발언권을 얻지 않은 채 각료석에 앉은 채로 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선 야권 성향의 이마이 마사토(今井雅人) 무소속 의원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을 상대로 질의하던 도중 자리에 앉아 있던 아베 총리가 이마이 의원에게 야유성 발언을 해 회의가 일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마이 의원이 회의에서 문부성 내부 문건을 근거로 아베 총리의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아베 총리가 지인이 운영하는 사학재단 가케학원 산하 대학의 수의학부 신설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추궁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아베 총리가 이마이 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혹시) 당신이 그 문건을 만든 게 아니냐"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후 "자리에 앉은 채로 발언한 건 잘못"이라며 사과했지만, 자신의 발언 자체는 취소하지 않았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전에도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의혹을 추궁하거나 정책을 비판할 때마다 이번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었다.

일례로 올 2월4일 중의원 예산위에선 후생노동성의 근로조사 통계조작과 관련, '정부 통계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아베 총리가 자리에 앉은 채로 "아냐, 그런 거"라고 대꾸한 일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또 올 2월13일 중의원 예산위에선 "발언에 주의해 달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 "당신에게 주의하겠다"고 답하는 무례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올 2월5일 중의원 예산위에선 자신의 발언 도중 야당 의원들의 야유와 비판이 이어지자 "질문석에선 야유하지 말라"고 강조했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인 모리타 미노루(森田實) 모리타종합연구소 대표는 "정부 대표인 총리가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야유를 퍼붓는 건 3권 분립과 민주주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모리타 대표는 특히 "전후(戰後·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수많은 총리를 봐왔지만 이렇게 품격이 떨어지고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발언이 잇따른 적은 없었다고 해도 좋다"며 "각료석에서 야유를 한 총리로 기억되는 건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정도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요시다 전 총리는 1953년 3월 중의원 예산위에서 야당 의원과의 질의응답 도중 "바보 녀석(ばかやろう)"이라고 중얼거린 게 문제가 돼 결국 중의원 해산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권에선 당시 중의원 해산을 '바보 해산'이라고 부른다.

이와 관련 모리타 대표는 "(아베 총리의 6일 발언은) 옛날 같으면 큰 소동이 벌어졌을 일인데도 이번엔 사과 같지 않은 사과만 받고 그냥 넘어갔다"며 야당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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