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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섭 "좋아하는 선배 이제훈 칭찬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인터뷰)

[N인터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11-16 07:30 송고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가섭(28)은 2017년 영화 '폭력의 씨앗'(감독 임태규)를 통해 독립영화계 스타로 떠올랐다. '폭력의 씨앗'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 말 '도어락'에 이어 올해 '니나 내나'(감독 이동은)에서 장혜진 태인호와 함께 삼남매를 연기, 또래 배우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를 보면서 촬영할 때가 생각나 행복했어요. 선배들과도 좋았고 규림 역으로 나온 김진영 배우와도 재밌었고, 한별씨와의 장면도 재밌어서 보면서 흐뭇하게 봤어요. '저 장면을 찍었을 때는 이랬는데? '저 장면에선 추웠는데' 생각하면서 봤어요."

'니나 내나'는 진주에 사는 미정 경환 재윤 삼남매에게 오래 전 집을 떠난 엄마의 편지 한 장이 도착하고, 이들이 편지의 발신지인 파주로 함께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작이다.

'니나 내나'는 각자의 삶에 집중하며 살아온 삼남매가 함께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각자의 상처를 딛고 서로의 삶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 중 이가섭이 연기한 막내 재윤은 까칠하고 예민하지만 속깊은 성품의 캐릭터로 결말 부분에서 자신의 비밀을 폭로, 삼남매를 결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재윤은 표현이 서툰 친구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사랑하고요. 맨 처음 재윤의 캐릭터를 보고 제 생각을 했어요. 저도 서울에 올라온지 10년 정도가 돼가는데 가족들이 '밥 먹었냐'고 하면 밥을 안 먹었어도 먹었다고 하고, 아파도 안 아프다고 얘기하고 그러거든요. 이런 시간이 오래 되면 재윤처럼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부산 출신인 이가섭에게는 누나가 한 명 있다. 멀리 떨어져 살아 더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부모님에게나 누나에게는 걱정할만한 것들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찾아보면 재윤과 비슷한 점들이 많아 더욱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 누나는 재윤의 캐릭터를 보고 이가섭의 평소 모습과 무척 비슷하다고 이야기를 해줬단다.

삼남매로 분했던 선배 배우 장혜진 태인호와는 허물없이 친해질 수 있었다. 세 사람 모두 부산을 비롯해 경남 출신이라 고향에 내려간 듯 사투리로 대화를 나눴고, 이는 경남 진주가 배경인 영화에서도 그대로 확인이 가능하다. 

"첫 만남부터 분위기가 좋았어요. (장)혜진 선배님의 눈을 보고 있으면, 무슨 말을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집중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태인호 선배님이나 장혜진 선배님의 눈 보면 '내가 이걸 해야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상황을 잘 표현해주셔서 그냥 하는대로 반응하면 됐어요. 뭘 더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가섭은 '복무태만'(2011)으로 데뷔해 '양치기들'(2016) '폭력의 씨앗')2017)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그 덕분에 제55회 대종상을 비롯해 제7회 대한민국 베스트 스타상 등에서 신인남우상 및 베스트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주로 어두운 역할들을 했어요. 미장센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노량진'이라는 작품조차 어두운 작품이었죠. 미소를 조금이라도 '씩'하고 지은 작품이, 이 작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누나를 흐뭇하게 보는 게 좋았어요."

19세에 연기를 전공으로 택한 후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있지만 비슷한 나이에 톱스타가 된 배우들도 없지 않다. 연기자로서 성공에 대한 조급함이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는 시기다.

"불안함이나 조급함은 많이 안 들어요.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많고요. 스스로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는 건가, 싶은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과 얘기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부모님도 어떻게 보면 제 일의 원동력이 돼주세요. 조급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시거든요. 매번 감사해요."

그는 '군필' 배우다. 21세 때 일찌감치 다녀오는 바람에 예비군 기간까지 끝났다고.

"내년에 서른이에요. 뒷자리가 0으로 다시 돌아오는거니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설레요. 교복을 입는 연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더 좋은 생각을 많이 할 것 같은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이가섭이 꿈꾸는 배우는 '눈이 좋은 배우'다. 그는 두 눈에 많은 것을 담아서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영화 '니나내나' 배우 이가섭 인터뷰. 2019.11.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참 경험을 많이 해야겠죠. 아직 많은 것을 경험하지 않았어요. 좋은 선배님, 좋은 배우들을 만나서 더 많이 얘기해보고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해보다 보면 그게 오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는데, 어렵겠죠?(웃음)"

'눈이 좋은 배우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가섭은 수줍게 고개를 떨구며 같은 소속사 이제훈 선배를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이제훈이 인터뷰에서 자신을 두고 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설렘을 드러내는 모습은 소년처럼 해맑고 순수하게 빛났다.

"이제훈 선배님이 '감독이라면 캐스팅 하고 싶은 배우'로 저를 꼽으셨대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형용할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죠. 아직도 그래요. 와…"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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