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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때문에 죽을 맛인데, 또 보잉발 악재"…B737NG 날개쪽 균열

국내 운영 B737NG 150대…항공업계 운항 차질 우려
비행횟수 9만번 교체 기준인데 4만회 미만서 균열 발견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9-10-27 08:00 송고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일본 여객 수요 감소와 항공사간 경쟁 격화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든 국내 항공업계가 또 다시 보잉발 악재를 만났다. 

이번엔 두 차례 추락 사고를 낸 B737맥스 이전 모델인 B737NG 계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날개와 몸통을 연결하는 구조물의 내구성이 떨어져 기준에 미치지 않는 비행횟수에도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균열이 발견된 항공기는 아직 9대에 불과하지만 조사가 확대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체결함으로 전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된 B737맥스 도입 지연에 B737NG 계열 항공기의 운항차질까지 겹치면 항공사들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항공안전관리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티웨이, 진에어, 이스타, 플라이강원 등 국내 6개 항공사가 운영 중인 B737 NG계열 항공기는 총 148대다. 한화케미칼과 현대자동차가 전용기로 구매 운영 중인 2대를 더하면 국내에서는 총 150대의 B737NG 계열 항공기가 운영 중이다.

B737NG 계열에는 보잉 737-700, 800, 900, 900ER 4가지 형식의 항공기가 포함된다.
내구성에 이상이 발견된 부분은 날개와 동체를 잇는 구조물인 피클 포크(pickle forks)다. 해당 구조물은 일종의 소모품으로 일정 기준 이상 비행이 이뤄지면 교체해야 한다.

B737NG 피클포크의 교체 주기는 비행횟수 9만번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운영 중인 항공기 피클 포크에서 4만번가량의 운항횟수에도 균열이 발견되며 내구성 결함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진에어가 운영 중인 B737-800 항공기(뉴스1DB)©News1
진에어가 운영 중인 B737-800 항공기(뉴스1DB)©News1

정확한 수량이 파악되진 않지만 중국, 브라질 등에서도 내구성 결함이 발견돼 운항 중지가 이뤄지고 있다. B737을 포함해 날개 구조물의 내구성에 결함이 발생할 수 있는 항공기는 세계적으로 1900대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토교통부와 국내 항공사들은 3만회 이상 비행을 한 B737NG 계열 기체 42대를 우선 조사했고 이중 9대(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물론 소모품의 내구성 결함을 미리 발견하려는 선제조치인데다 피클포크는 일정 횟수 비행 후 교체하는 구조물이어서 정비·교체가 이뤄지면 재운항에는 문제가 없다. 다시 말해 B737맥스처럼 비행 도중 통제 불능에 이르는 등의 사고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운항중단에 따른 손실이다. 결함이 발견되면 보잉사 기술지원을 받아야 하고 정비에 필요한 시간만 3주가량 걸린다. 리스료 손실은 물론 운항 스케줄도 꼬인다. 이스타항공은 B737맥스 2대 운항중단만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받은 전례가 있다.

더욱이 조사가 확대되면 날개와 동체를 잇는 구조물 내구성이 기준에 못 미치는 항공기가 더 발견될 수 있다. 국내에서 우선 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항공기는 3만번 이상 비행한 기체로 국토부는 2만2600회 이상 3만회 미만, 2만2600회 미만 운항횟수를 기준으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운항횟수가 우선 조사대상보다 적긴 하지만 내구성 결함이 발견되지 말란 법도 없다.

결함 기체가 더 늘어나면 B737 맥스 도입 지연에 따른 손실까지 겹친 항공사들이 손해배상 등 실력행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황 위축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제작사가 원인을 제공한 손실에 대한 책임까지 항공사들이 부담할 여력이 없어서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을 더해 국내에 도입이 예정된 B737 맥스만 총 108대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운항 금지가 풀리지 않으면 운영계획 차질이 불가피하다. 보잉은 올해 4분기 운항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 절차와 새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감안했을 때 연말 운항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항공기 운영 차질"이라며 "제작사 책임으로 항공사들 손실이 누적됐는데 B737NG 계열 항공기의 내구성 결함까지 확대되면 국내 항공사들도 보잉에 책임을 묻는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B737맥스의 운항 중단이 길어지자 최근 러시아와 미국, 중국 등 해외항공사들이 보잉을 대상으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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