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56명 희생 인현동 화재참사 후 20년…'기억' 모아 기록물 제작

공식기록물 공개 안돼…유족·시민사회 나서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2019-10-21 11:29 송고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 20주기 추모준비위가 2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 20주기 추모준비위가 2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10대 중·고생 등 56명이 희생당한 인천 중구 ‘인현동 화재참사’가 올해 2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공식기록물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희생자 유족·시민사회가 기록물 제작에 나섰다.

희생자 유족회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인현동 화재참사 20주기 추모준비위원회'(이하 추모준비위)는 2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현동 화재참사 공적기록물’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적기록물은 행정자료, 유족의 기억, 증인 진술 등을 수집해 ‘공공의 기억’으로 공유하게 하는 방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추모준비위는 이를 위해 인천시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인현동 화재참사는 1999년 10월30일 오후 7시께 인현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 노래방에서 발생했다. 불은 출동한 소방에 의해 35분만에 진화됐지만 10대 중·고생과 20대 등 56명이 안타깝게 희생당했다. 또 71명이 연기를 흡입했거나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희생자는 2층 호프집을 찾은 손님 중에서 집단 발생했는데, 이 호프집 실제 소유주는 관리당국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주고 불법영업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성세대의 부정부패, 안전불감증이 어린 생명을 앗아간 ‘인재’(人災)였던 것이다.
대형 참사였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공식기록은 유족에게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인천시로, 인천시는 중구로, 중구는 교육청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고 시간이 흐르는 사이 행정자료는 거의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관계자의 ‘기억’이 공적기록물을 제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모준비위는 “공적기록물은 파편화되고 왜곡된 기억, 나아가 상충하는 기억들을 다면체로 구성하는 것”이라며 “전문가를 통해 ‘기억’들을 수집하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모준비위는 이와 함께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인천학생문화회관에서 추모전시회를 개최한다.


inamju@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