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디자이너+워킹맘+머슬마니아"…1인 3역, 그녀는 왜·어떻게?

김혜민 삼성물산 디자이너, 임신살 빼려 시작했다 '머슬마니아'로
"일·육아·운동 병행 힘들지만…몸·정신 건강해져"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19-10-21 07:00 송고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낮에는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했다. 퇴근 후에는 아이를 돌봤다. 평범한 '워킹맘'(일·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이었다. 그러다 막연히 "(출산 후 불어난 살 때문에)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은 어느새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운동에 입문한지 언 3년, '머슬마니아'로 무대에 오르며 '인생 2막'을 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의 디자이너 김혜민씨(34)의 얘기다.
머슬마니아에 출전한 디자이너, 남다른 이력으로 눈길을 끄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지난 8일 서울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에서 만난 김혜민 디자이너는 첫 인상부터 남달랐다. 금발의 긴 생머리에 손바닥 반 만한 크기의 귀걸이까지, 화려한 외모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산 후 불은 불필요한 살을 감량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다 운동에 재미가 붙어 바디 프로필을 촬영하고 머슬마니아까지 도전하게 된 셈이죠."

김혜민 디자이너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줌바·필라테스 등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몇 달 못가 전부 그만뒀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체계적인 퍼스널트레이닝(PT) 선생님과 함께 운동을 하니 재미가 붙었다.

다음 목표는 '바디프로필'이었다. 혜민씨는 남편과 함께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매일 함께 운동했고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 목표를 이루고 나니 "6개월 간 어떻게 공들여 만든 몸인데…"라는 생각에 머슬마니아에 도전하기로 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바디 프로필을 촬영하겠다는 목표도 달성했으니, 대회도 나가볼까라는 마음으로 머슬마니아에 도전했습니다."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 인근 헬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 인근 헬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신력으로 버틴 준비 기간…"못할 것 없다 느껴"

"머슬마니아를 준비하면서 정신력이 강해졌어요. 대회 준비 막바지에 멘탈 잡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는데 이 시기를 넘기니 정말 못할 것이 없다 느꼈죠."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끊이없이 자신과 싸웠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힘든 스케줄에도 운동까지 해야 하니 일분일초를 허투루 쓸 시간이 없었다. 이런 힘든 순간을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과자·초콜릿·기름진 고기까지…먹고싶은 것을 참아야할 때가 힘들죠. 아이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만드는 날이면 튀김 냄새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돌아온 말이다. 그는 올해 대회 직전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했다고 말했다. 체중조절 때문에 제대로된 식사도 못했다. '닭가슴살 100g·고구마 100g·방울토마토 10알'. 그가 먹은 한 끼 식단이다.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이 식사를 하러 갔을 때에는 홀로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식사 후에는 곧장 헬스장으로 향했다. 하루 운동에만 쏟는 시간이 3~4시간에 달했다. 결국 체지방률이 6%대로 내려왔다.

잠도 줄였다. 평균 5시간씩 자면서 운동에 매진했다. 퇴근 후에는 남편과 격일로 아이를 돌보며 저녁 운동을 했다. 결국 대회 직전 그는 13㎏까지 감량했다. 누군가 하루 세끼를 챙겨먹을 때 하루 세 번 운동을 하며 이뤄낸 결과다.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 인근 헬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혜민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이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 인근 헬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9.10.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운동으로 몸 만큼이나 정신도 건강해져"

운동으로 몸 만큼이나 정신도 건강해졌다. 그는 피트니스스타 등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운동을 본업으로 삼는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톱 3'에 오르며 흘려온 땀방울을 보상받았다. 

"워킹 맘인 제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운동도 하고, 대회도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를 ‘워너비’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또 그들한테 보여지는 내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관리도 열심히 하게되니 이런게 '1석 2조' 아닐까요?"

매일 같이 운동을 하다보니 척추측만증도 나아졌다. 일년에 하루 이틀을 제외하곤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술을 끊으니 고지혈증도 한층 나아졌다. 육류 섭취량도 줄이다보니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졌다.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내 몸도 운동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좁고 처진 어깨도 운동으로 많이 개선됐습니다. 안좋았던 자세도 많이 교정되고, 병원에 가보니 그동안 앓던 척추측만증도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올해 대회를 마친 그는 다시 본업에 집중한다. 내년 에잇세컨즈의 봄여름(S/S) 컬렉션 준비도 한창이다. 다만 그는 "가끔 운동선수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지인들이 있는데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사랑한다"며 "우리 브랜드가 잘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