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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는 기승전'진정성'" 조진웅, '퍼펙트맨'에 담은 진심(인터뷰)

[N인터뷰] "자유분방 캐릭터, 설경구가 멍석 깔아준 덕"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10-16 09:11 송고 | 2019-10-16 09:14 최종수정
쇼박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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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는 기승전'진정성'이죠!"

배우 조진웅은 영화 '퍼펙트맨'(감독 용수)에서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았다"는 표현을 썼다. 이달 초 개봉한 '퍼펙트맨'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인생 한방 역전을 꿈꾸며 폼나게 버텨온 건달 영기다. 영기는 자신 앞에 두 달 시한부 삶을 사는 전신마비의 대형 로펌 변호사 장수(설경구 분)가 나타나 시키는대로만 하면 사망 보험금을 주겠다고 하자 함께 버킷리스트 실행에 나서게 되는 인물이다. 장수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실행하고 과연 인생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조진웅은 그 이야기를 유쾌한 웃음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까지 3연타 흥행에 성공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였지만, '퍼펙트맨'을 보는 관객들의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배우와 감독이 의도한 데서 웃고 의도한 데서 찡한 감정이 드시는가 그 지점이 중요하고 궁금하다"며 "엄청난 메시지가 있는 영화도 아니고 심각하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다. 웃기다가 찡하게 끝나는 영화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고백했다. 

조진웅은 '퍼펙트맨' 제작사 대표와의 인연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극의 배경이 고향 부산이라는 점과 자유로우면서도 위트 넘치는 영기 캐릭터가 조진웅의 마음을 움직였다. 용수 감독은 조진웅의 연기에 제약을 두지 않았고, 그 덕에 조진웅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코미디로 영기의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조진웅의 유쾌한 활약이 돋보였지만 그는 공을 모두 감독과 설경구에게 돌렸다. 

"'퍼펙트맨'이라는 영화 자체의 주제도 그렇지만 가장 친한 분이 제게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봤어요. 소중한 마음으로 읽게 됐죠. 무엇보다 부산도 좋아하고, 영기 캐릭터가 자유분방하기도 하니까 해보고 싶었어요. 한 번 막 살아보고 싶기도 했고요. 항상 절제하고 참아야 하는데 영기는 아무 생각이 없어요.(웃음) 촬영하고는 감독님과 설경구 선배님께서 잘 놀 수 있도록 멍석을 잘 깔아주셨어요."

쇼박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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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조진웅은 설경구를 두고 존경하는 배우이자 인생의 롤모델이라고 고백해왔다. 그는 '퍼펙트맨' 홍보 기간 내내 설경구를 향한 깊은 애정과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해 설경구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훈훈한 브로맨스는 영화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조진웅은 "나도 정말 저런 선배가 되고 싶었다"는 진심도 전했다.
"설경구 선배님의 리액팅이 없었다면 영기는 완성될 수 없었어요.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심장이 뛰었어요. 작업할 때도 너무 행복했고요. 선배님과 언제 한 번 이렇게 만나서 해보나 생각했는데 선배님께 영화 제안이 간 후 일주일만인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시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펄쩍 뛰었는데 머리가 천장에 닿는 줄 알았어요."(웃음)

영기는 조진웅이 연기해온 캐릭터 중 가장 많은 흥이 넘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런 영기를 연기하는 조진웅을 두고 설경구는 "춤을 추듯 연기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몸에 내재된 흥을 만들어내기 위해 조진웅은 평소에도 내내 음악을 들었고, 투블록 헤어와 화려한 용무늬 블루종으로 건달 캐릭터를 완성했다.

"흥을 내기 위해 브루노 마스의 '업다운 펑크'를 틀어놓고 다녔어요. 의상과 분장이 영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 의상과 분장은 캐릭터의 완성 단계로 가는, 마지막 숭고한 단계이기도 해요. '옷이 날개구나' 했죠. 그리고 설경구 선배님이 중요한 중심을 잡아주셨어요. 제가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쇼박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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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코미디를 정말 좋아한다. 대학 다닐 때도 희극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정통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퍼펙트맨'은 포장이 코미디이긴 한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는 것. 조진웅은 장수와 영기의 서사를 두 남자의 성장기로 봤고 한편으로는 끈끈한 우정 이야기로도 봤다. 또 "영기를 통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진웅은 '퍼펙트맨'을 통해 관객들이 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용수 감독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퍼펙트맨'은 이런 상황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를 위한 키워드라 생각해서 지은 제목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퍼펙트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를 보시면서 웃고 즐기고 그동안의 삶에 대해 회상해볼 수 있다면 그걸로 나쁘지 않은 영화 같아요. 저는 황령산 장면 찍을 때 부산을 내려다 보면서 20년 전 대학 시절이 생각났어요.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아무 의미 없이 올라갔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거기에 존경하는 배우와 함께 올라가서 보니 '내가 잘 살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감사했어요."

조진웅과 인터뷰는 영화에 대한, 그리고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한 그의 애정을 짐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는 "진지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상황이 웃긴 게 코미디"라며 "앞으로도 코미디는 그렇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코미디는 기승전진정성"이라며 "더 신명나게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 기다려진다"고 털어놨다.

"'퍼펙트맨'으로 행복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작업이 크랭크업 했을 때 좋았던 것 만큼 아쉬움도 컸고 '벌써 끝났어?'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어떤 영화는 마치고 나면 힘들어서 '큰 산 넘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영화는 아쉽더라고요. 모두가 진심으로 만들었거든요. 코미디의 첫 번째 챕터는 웃기는 게 아니라 진정성이에요. 기승전진정성! 코미디를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도 제대로 된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다음엔 더 신명나게 관객들을 만나고 싶네요."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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