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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폴]① 전문가 100% "10월 금리인하"…최저점 찍는다

연 1.25%는 기존 최저점…전문가 80% 내년 추가 인하 예상
"마이너스 물가·美 연준 금리인하·성장률 하향조정 등 고려"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장도민 기자 | 2019-10-13 06:10 송고 | 2019-10-13 17:50 최종수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9.8.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9.8.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1.50%에서 1.25%로 인하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두 달 연속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 7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두 차례 금리인하,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한 선제대응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판단했다.   
13일 <뉴스1>이 10월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전원이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

앞서 금통위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p(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1.50%→1.25%) 이후 3년1개월 만이었다.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2명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을 제기해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다. 기준금리를 10월 한 번 더 내리면 연 1.25%로 다시 역대 최저점을 찍게 된다. 기준금리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유지됐다.

전문가 8명은 금통위가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준금리 연 1.00%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반등하기 어렵고 반등하더라도 실물지표로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머지 전문가 1명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했고 다른 한 명은 내년 전망을 유보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디플레이션 신호 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낮은 물가 탓에 엄습한 'D(Depr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를 떨칠 필요가 있다고 봤다. 9월 소비자 물가는 2018년 같은 달보다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의 공식적인 하락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6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0%로 발표됐던 지난 8월도 1년 전보다 0.038% 떨어진 것이어서 사실상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한은은 현재의 낮은 물가를 디플레이션 징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은이 낮은 물가를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든 그렇지 않든, 고개를 든 'D공포'를 없애 소비 심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에 디플레이션 신호가 왔다고 본다. 통화정책 최종 목표가 물가안정인데 8월 금리동결 이후 계속 마이너스 물가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최근 물가가 한은의 목표와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부진한 수출, 올해 경제성장률 2.2% 하향 조정 등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하방 압력을 완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7월 이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차례 인하한 것도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연준은 지난 7월31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린 후 9월18일에도 같은 폭으로 추가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 1.75~2.0%로 낮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 직후 "연준이 금리를 낮추는 것은 여타국의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 금통위도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우리만 기준금리를 낮춰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데, 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 시사는 가장 강력한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읽힌다. 이 총재는 지난 9월27일 한은 기자단 워크숍에서 "하방리스크가 커져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한일 갈등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2% 성장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8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에 있어) 경기 회복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시그널을 준 상황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국감 발언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폴리시믹스 발언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시그널은 충분히 나온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11월 수정경제전망 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10월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월 금통위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반대로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씩 조정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한 번에 0.50%p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 제기를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으로 기대치보다 낮은 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온 금통위원을 고려하면 0.50%p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0.25%p 금리 조정에서 벗어난 사례는 2009년 2월12일(2.5→ 2.0%), 같은 해 1월9일(3.0→ 2.5%), 2008년 12월11일(4.0→ 3.0%), 같은 해 10월27일(5.0→ 4.25%), 2001년 9월19일(4.50→4.00%) 등 5차례다. 2008~2009년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때고, 2001년에는 IT버블 붕괴, 미국에서의 9.11 테러 등으로 국내외적 경기 침체에 대응이 필요했다.

◇전문가 10명 중 8명 '안 가본 길 간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은 10월 금통위가 연 1.25%로 기존 최저점을 찍고 2020년 한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1.00%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8명 중 6명은 내년 1분기, 한 명은 5월 혹은 7월, 나머지 한 명은 연중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과반의 전문가가 2020년 1분기 중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은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몰딜'에 성공했지만, 당장 모든 불확실성이 걷히기 어렵고, 위축된 글로벌 교역 등이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전제한다. 금통위원 7명 중 4명의 임기가 내년 4월20일 끝나는 것도 염두에 둔 판단이다.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금통위가 더욱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전문가도 있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기 반등 가능성은 있지만 수출과 민간소비 지표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자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불안심리나 저성장 요소가 금리 추가 인하 여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강 국면의 경기 저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큰 전환점이 있지 않다면 내년 경기가 크게 좋아진다고 보기 어려워 한은도 총선 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연 1.00%는 우리나라 통화정책의 실효하한과 닿아있어 연초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4명의 금통위원 임기가 내년 4월 끝나는 것 역시 금리인하 시기를 늦추는 요소로 분석됐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카드가 이번 사이클에서 한 번 남았다고 보면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를 살피기 위해서라도 연초 금리인하 카드를 쓰진 않을 것"이라며 "4월 금통위원 임기 만료 등으로 고려하면 빨라야 5월"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0월 금리인하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통위는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되는지,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의 경기부양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전문가 한 명은 내년 기준금리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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