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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사절, 찾기 어려울수록 장사 잘되는 기업이 있다?"

하이모의 영업비밀 "男女 출입구 별도, 예약은 필수"
일부 지점장, 자발적 가발 착용…특허 기술로 맞춤가발 완성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9-10-13 08:00 송고 | 2019-10-15 17:15 최종수정
하이모 1대1 관리공간(하이모 제공)© 뉴스1

서울의 한 빌딩 앞. 40대 남성 A씨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살며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슬그머니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A씨가 도착한 곳은 맞춤가발 전문점 '하이모'다. 마지막으로 주변을 살핀 그는 잽싸게 지점 안으로 들어갔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은밀한 방문은 지점에 입성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A씨를 맞이한 지점장은 곧바로 그를 한 밀실로 안내했다. A씨가 우물쭈물 말문을 떼지 못하자 지점장은 슬쩍 웃으며 쓰고 있던 가발을 벗었다.

드디어 말문이 트인 A씨는 상담과 3D 두상 스캔을 마친 뒤 평소 원하던 맞춤 가발을 맞출수 있었다. A씨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빌딩을 나설 때까지 A씨를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탈모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남에게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콤플렉스다. 맞춤가발이 성능만큼 '은밀한 사생활 보장'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국내 최대 맞춤가발 기업 '하이모'의 '아는 사람만 안다'는 '비밀 마케팅' 포인트를 들여다봤다.

◇남성용 지점 2층 이상 입주…男女 출입구는 별도, 예약은 필수

13일 하이모에 따르면 전국 63개 직영점 중에서 '하이모 레이디'를 제외한 모든 지점은 의무적으로 건물 2층 이상에 입주한다. 대로변이나 건물 1층에 지점을 열어 고객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모멸감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일단 외부의 눈길은 피했더라도 같은 탈모인끼리 마주칠 수 있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탈모'는 영원히 나만의 비밀이어야 한다. 동성끼리 마주치는 것도 낯뜨겁지만, 이성에게 탈모의 비밀이 까발려지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하이모는 한 건물에 남성용 지점과 여성용 지점(레이디)이 같이 입주했더라도 출입구는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하도록 설계한다.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 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떠날 때까지의 동선과 시간까지 고려해 예약을 받는다.

하이모 관계자는 "고객이 가장 민감해하는 것 중 하나가 비밀 노출"이라며 "같은 지점이나 건물을 방문하는 고객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스스로 가발 쓰는 지점장·스타일리스트…하이모 '감동 마케팅'

맞춤 가발을 맞추기 위한 상담과 3D 정밀 스캐닝 과정도 은밀하게 진행된다. 여기에는 고객의 마지막 경계심을 허물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숨어 있다.

하이모 지점을 방문하면 지점장과 스타일리스트가 밀실처럼 독립된 '1대1 관리실'로 안내한다. 어렵사리 상담석에 앉았더라도 낯선 사람 앞에서 훤히 드러난 탈모 부위를 내보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이모 지점장과 스타일리스트 일부는 원활한 상담을 위해 자발적으로 가발을 착용한다. 탈모가 없더라도 스스로 머리를 밀고 가발을 쓰는 직원이 나올 정도다. 남성에 비해 패션 가발 제품이 많은 레이디 지점의 경우 가벼운 액세서리를 착용하기도 한다.

하이모 관계자는 "지점장이 '저도 가발을 씁니다'라고 말하면서 가발을 벗으면 경계심을 풀고 적극적으로 상담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발을 쓰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모 3D 두상 측정 스캐너(하이모 제공)© 뉴스1

◇3D 스캐너·페더라인 특허 보유…A/S도 '비밀 엄수'

평소 원하는 스타일과 모질을 꼼꼼하게 정했다면 3D 스캐너로 두상의 본을 뜨고 나만의 맞춤 가발을 만들 차례다.

하이모의 '3D 스캐너 시스템'은 360도로 회전하면서 두상의 형태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하이모의 특허 제품이다. 두상의 모양뿐 아니라 두피와 탈모 상태까지 정밀하게 측정해 몰딩 기법으로 구현한다.

두상의 본을 뜨고 나면 머리망부터 모발의 색감과 질감, 비율까지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고를 수 있다. 하이모는 형상기억모발부터 머리망, 가발을 만드는 바늘까지 모두 자체 제작한다.

하이모의 넥사트모(NEXART毛)는 최대한 인모처럼 보이도록 개발한 형상기억모발이다. 독자 기술로 큐티클층을 하나하나 재현했기 때문에 진짜 내 머리 같은 난반사가 고스란히 구현된다.

하이모 관계자는 "인조모발은 큐티클이 없어 빛을 받으면 한 각도로 빛이 반사돼 금방 티가 난다"며 "넥사트모는 모발 한 가닥 한 가닥마다 층을 내어 인모같은 느낌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하이모의 또 다른 특허기술 '페더라인(Feather Line)'은 모발 숱이 유독 적은 고객을 위해 개발됐다. 2㎜ 크기의 마이크로링을 로봇수제 기술을 통해 기존 모발과 가발을 묶어 연결하기 때문에 접착제를 바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일단 하이모 맞춤가발을 썼다면 당분간 가발을 벗지 않아도 된다. 하이모 부착형 맞춤가발은 인체에 무해한 접착패드를 두피에 발라 진짜 내 머리 같은 모발을 완성한다. 자연모발은 3주에 한 번씩 밀어주면 된다. 샤워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도 가발을 벗을 필요가 없다.

가발 관리를 위해 지점을 다시 찾더라도 비밀은 철저하게 보장된다. 하이모 관계자는 "사후관리도 엄격한 예약제로 운영된다"며 "스타일리스트와 1대1 공간에서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