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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자격으로"…황교안·나경원, 길바닥 나란히 앉아 "조국 사퇴"

한국당, 광화문집회 주최서 '참석자'로
동원·편가르기 공세 불식 의도…"여론에 자신감" 분석도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2019-10-09 16:45 송고 | 2019-10-09 18:26 최종수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9.10.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장관을 규탄하는 범보수 단체들의 서울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9일 한글날에도 열렸지만, 전통 보수 정당이자 개천절 집회 당시 주최였던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주요인사들이 집회 현장에 등장하기는 했지만 '시민 자격'으로 일부 행사에만 참여했을뿐 공식 발언이나 당 차원의 공개 일정은 없이 말 그대로 '참석자' 자격으로만 머물렀다.

조국 정국에서 적극적으로 장외 집회에 참여하고 독려에 나섰던 한국당이 방침 전환에 나선 것은 크게 두가지 의미로 분석된다.

우선 지난 3일 한국당 추산 300만명의 대규모 집회가 성사됐음에도 여당의 '동원'프레임 공세에 밀릴 경우 원외투쟁 성과 자체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치권과 국회가 정쟁에 매몰된 사이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져 조국 정국이 '진영대결', '광장정치'로 비화되고 있으며, 한국당 또한 '편가르기'를 조장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의식해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한국당은 광화문 등 장외집회마다 지역구별 할당량, 집회 방침 등을 알리는 공문을 각 의원실이나 당협 등에 보내 동원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서초동 촛불집회에 당원이나 당 인사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한국당 등 야권이 주장해 온 '관제시위' 공세를 무력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한국당의 이같은 결정은 국민 여론의 최소 과반이 한국당이 주장하는 '조국 사퇴' 요구에 공감한다는 자신감이 배경이 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지난 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에 공감한다는 응답(50.9%)이 '서초동 집회'에 공감한다는 응답(47%)보다 오차범위(±4.4%p)내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에도 행사 추최측인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집회 참석자를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는 등 적지않은 호응을 이끌어 낸 만큼, 한국당은 당의 개입 없이도 다수의 국민들이 광장에서 뜻을 함께 하고 있다는 근거로 내세울 태세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모임을 비롯해 '광화문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보수진영 내에서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의 정체성을 내세우기보단 보수결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또 당 지도부는 이를 중반전으로 치닫는 국정감사 등 원내 의사일정에서 계속되고 있는 '조국 대전'에서 우위에 올라 설 명분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당에겐 '광화문 집회' 자체가 원동력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요소이기도 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관건은 집회 규모와 파급력의 '지속성' 여부다. 광화문 집회에선 여전히 시민 보다는 특정 보수 단체나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들 또한 배제되거나 한 발 물러설 경우에도 현재 양상으로 이어갈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뿐 아니라 한국당에 대해서도 '국론분열'이나 여의도 '정치력 실종'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만큼, 광장 대결구도가 해소되지 않고 현재 양상으로 유지·확산되는 것이 한국당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sg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