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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食 즐기려 구미·대전에서 왔어요"…미쉐린가이드 축제

2017년부터 3년 째 서울 용산 HDC아이파크몰에서 진행
미쉐린가이드 레스토랑 16곳의 요리를 한 번에 체험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9-10-05 08:30 송고
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 2019 © 뉴스1/정혜민 기자
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 2019 © 뉴스1/정혜민 기자

"경북 구미에서 올라왔어요. 저 맛집들 먹으려면 다 돌아다녀야 하는데 여기서 한 번에 먹을 수 있으니 좋죠. '진진'의 멘보샤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온 보람이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고메 페어 2019'에서 만난 황경석씨(가명·33)는 이같이 말했다. '미식'을 사랑한다는 그는 순전히 진진의 멘보샤 때문에 경북 구미에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맛집 탐방'이 국민 취미, '먹방'이 국민 콘텐츠가 된 시대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를 향유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음식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 또한 향상되면서 미쉐린가이드는 2017년 한국에 진출해 한국의 '아름다운' 맛집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미쉐린가이드는 1년에 한 번 국내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를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3년 차를 맞은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는 미쉐린가이드 서울 2019년에 선정된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 7곳과 플레이트 레스토랑 8곳, 빕그루망 레스토랑 1곳 등 총 16곳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4일 진진의 황진선 오너셰프가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 2019에서 요리하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4일 진진의 황진선 오너셰프가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 2019에서 요리하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야외에서 즐기는 미식 축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8층 야외 풋볼 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과 잘 어우러졌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미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부스에서는 미쉐린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의 요리 샘플을 2만원에, 플레이트와 빕그루망 레스토랑 요리 샘플을 1만5000원에 즐길 수 있다.

중식 레스토랑 진진 부스 앞에 긴 줄이 이어졌다. 진진의 황진선 오너셰프가 대표 요리 멘보샤를 직접 요리하며 손님들을 맞았다. 황 셰프는 "진진의 멘보샤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뜨거울 때, 소스에 찍지 않고 먹는 것"이라며 "새우의 육즙을 가장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멘보샤는 새우를 빵 사이에 넣어 튀긴 요리다. 중국식 '새우 샌드위치 튀김'이라고 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매우 간단해 보이는 요리지만 튀기는 온도가 다른 새우 살과 빵을 함께 튀겨야 하므로 만들기 어렵다. 웬만한 중식당에서는 볼 수 없는 고급 메뉴다.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이종국104'도 고메 페어에서 특별한 요리를 준비했다. 이종국 104는 이종국 요리 연구가가 한식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 성북동 자택 인근에 차린 레스토랑으로, 대중에게 고급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셰프들은 이 요리연구가의 제자들이었다. 이 요리연구가 밑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다는 김수민 수 셰프(23)는 "오늘은 이종국 104의 음식을 특별히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니 많은 분이 이종국 104를 경험하고 가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31살 동갑내기 커플도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에서 서울 용산을 찾았다. 김영수씨(가명)는 "평소에 맛집 탐방 데이트를 좋아하는데 맛있는 음식을 한 번에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갈빗대를 들고 여자친구와 함께 익살스러운 인증샷을 찍었다.

4일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서 쿤쏨차이의 김남성 셰프가 쿠킹쇼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4일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서 쿤쏨차이의 김남성 셰프가 쿠킹쇼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세계 각국의 요리 공부하기 위해 대전에서 왔어요"

'바스락, 바스락'

쿤쏨차이의 김남성 셰프가 튀긴 밥을 손으로 으깨면서 바삭거리는 소리가 났다.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서는 미쉐린 스타 셰프의 음식 샘플을 맛볼 수 있는 부스 외에도 요리법을 알려주는 '쿠킹쇼'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날 쿠킹쇼에서 김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얌넴카우텃'이었다. '튀긴 밥과 소세지가 들어간 샐러드'라는 뜻이다. 김 셰프는 "태국 방콕에 가도 찾기 힘든 현지인들만 먹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찬밥에 '태국 레드커리'와 '피쉬소스'를 넣고 섞은 뒤 기름에 튀긴 후 손으로 부순다. 여기에 샐러리·민트·태국 바질 등 향신채를 넣어 향을 내고 실파·땅콩·튀긴 새우를 넣어 고소한 맛과 자글자글한 식감을 더했다.

김 셰프는 "집에 있는 찬밥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니 집에 가서 따라 해보시라"면서 "레시피에 있는 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면 비슷한 재료를 넣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쿠킹쇼에서 대학에서 양식 요리를 배우고 있다는 송진성씨(가명·19)를 만날 수 있었다. 송 씨는 쿠킹쇼를 진지한 자세로 관람했다. 그는 "방콕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동남아시아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역시 베트남 고추는 맵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참석해서 다양한 요리를 경험하며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공부차 미쉐린가이드 고메 페어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만여 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행사가 미식 경험을 찾는 많은 사람의 관심에 부응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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