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르포]"뛰어! 즐겨!" 독일 '옥토버페스트' 가보니…엉덩이가 들썩

세계 3대 축제 찾는 관광객만 600만명 이상
"맥주와 음악의 만남" 전 세계서 몰려든 구름인파

(뮌헨=뉴스1) 김종윤 기자 | 2019-09-26 08:46 송고 | 2019-09-27 08:05 최종수정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 뉴스1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 뉴스1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흔들게 만드는 축제. '맥주의 나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Octoberfest)는 상상 이상이었다. 세계 3대 축제에 걸맞게 행사장 모든 곳은 흥과 열정이 넘쳐났다. 맥주와 음악은 최고의 조합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독일 뮌헨 중앙역 인근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행사장 주변은 유럽 전통 옷을 입고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인산인해였다. 축제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조명이 밝아졌고 함성 역시 더 커졌다. 이미 축제를 즐기고 빠져나가는 관광객도 상당수 있었다. 흥이 넘치는 자유분방한 유럽 문화를 몸소 확인한 순간이었다. 국적·나이·인종은 달랐지만 모두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에 마련된 빅텐트.© 뉴스1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에 마련된 빅텐트.© 뉴스1

◇ 600만명 찾는 세계 3대 축제…호텔 가격도 3배 이상 뛰어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에 시작돼 올해 186회째를 맞이했다. 브라질의 리우축제(리우 카니발)와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린다.

올해는 지난 21일부터 내달 6일까지 열린다. 16일간의 짧은 기간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려는 방문객만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맥주 판매량도 수백만잔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명한 송도 맥주 축제와 규모·참여 인원 비교는 불가능했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동안 뮌헨 호텔 숙박비는 정상가 대비 3배 이상 치솟는다. 비싼 가격에도 관광객이 단기간에 몰리는 만큼 예약은 쉽지 않다. 한 호텔 직원은 "투숙객 대부분은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며 "해마다 축제 기간이면 예약이 꽉 찬다"고 설명했다.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 주변은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축제 현장엔 작은 손가방을 제외하고 소지품 반입은 금지다. 입구엔 별도로 가방을 보관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이날 7유로를 내고 입장할 수 있었다. 옥토버페스트 즐기는 방법으로 "몸과 옷은 모두 가볍게"라는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서 나중에서야 확인했다.  

베를린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대학생은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 위해 당일치기로 기차를 타고 뮌헨에 왔다"며 "숙소가 비싸 하룻밤 자는 것은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 뉴스1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 뉴스1

◇ 가족·연인·친구들 구름인파 몰려…즐길거리 가득한 축제

축제 현장에 들어서자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10m 이동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 표정엔 짜증보단 즐거움이 가득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가족·친구·연인들은 축제를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몇몇 관광객은 일행을 잃어 한 손엔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을 높게 흔들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에서 처음 마주한 것은 롯데월드·에버랜드에서 볼 수 있는 놀이기구였다. 이용 금액은 5유로로 생각보다 저렴했다. 쉴새 없이 돌아가는 놀이기구와 동시에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축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다양한 간식과 풍선 터트리기 게임도 있어 먹고 즐기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 퍼레이드와 같은 풍성한 볼거리에 관람객은 눈을 떼지 못하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20대 한 한국인 여성은 어머니와 함께 패키지여행을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극성수기 에버랜드에 온 것 같다"며 "호불호가 적은 맥주라는 문화가 더해져 세계 축제로 커졌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옥토버페스트 빅텐트 내의 모습.© 뉴스1
옥토버페스트 빅텐트 내의 모습.© 뉴스1

◇ 음악과 맥주의 만남…빅텐트 분위기 고조

옥토버페스트가 일반적인 테마파크와 다른 점은 행사장 곳곳에 이른바 빅텐트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다는 점이다.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빅텐트는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맥주 회사 △아우구스티너 △하커 프쇼르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슈파텐이 운영하고 있었다. 옥토버페스트의 묘미는 바로 빅텐트 안에서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맥주 한잔이다.

빅텐트 안에 들어서자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떠들썩했다. 실내 중앙엔 록 밴드가 흥을 돋우고 있었다. 옆 사람과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했다. 빅텐트에 모인 이들은 흘러나오는 모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따금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악도 흘러나왔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의자로 올라가 음악에 몸을 맡겼다.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이게 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다른 빅텐트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맥주를 들고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며 축제를 만끽했다. 종업원들 역시 한 번에 4∼5개씩 맥주를 쉴새 없이 날랐다. 여기저기서 맥주 주문이 쇄도했다. 맥주는 모두 1ℓ로 판매됐다. 가격은 11.7유로(1만5300원). 12유로를 건넸지만 거스름돈은 없었다. 30센트를 달라고 하기엔 종업원들이 너무 바빠보였다.  

사전 예약으로 운영하는 탓에 빈자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동통로는 음악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가득차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실내에 자리를 잡지 못한 관광객은 빅텐트 주변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맥주를 즐겼다. 모든 자리엔 맥주는 기본이며 현지에서 유명한 소시지와 학센(독일식 족발)은 필수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한국인 30대 남성은 "처음 독일에 도착했을 때 물보다 저렴한 맥주 가격에 익숙하지 않았다"며 "옥토버페스트는 맥주를 편히 즐기는 독일 문화 덕분에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