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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승부수'…자율주행에 2.4조 투자 사상최대

美 앱티브와 합작사, 현대․기아차․모비스 현금만 16억달러 출자
완전자율주행 목표,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 총력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9-09-23 18:53 송고 | 2019-09-30 14:32 최종수정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 방문한 레우벤 (루비)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뉴스1DB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 방문한 레우벤 (루비)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뉴스1DB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수소전기차와 공유서비스 등 미래차 부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자 미래차 기술 종착지로 여겨지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총력을 쏟아 붓기로 했다.

방식도 새롭다. 사상최대(2조4000억원가량) 투자를 결정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의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 글로벌 기술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택했다.

현대차그룹은 23일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맺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자율주행 목표 레벨은 4에서 5수준이다. 자율주행 레벨4는 운전자가 정해진 조건에서 개입하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이른바 안전 자율주행이다.

현대차그룹은 합작법인을 통해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급하고 완전자율주행 조기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 부문 등 미래차 전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가능성은 높다. 앱티브는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등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총력전인 만큼 투자는 현대차그룹 사상 최대규모로 이뤄진다. 합작법인 가치는 40억달러 정도로 이중 20억달러를 현대차그룹이 맡는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개 계열사가 동원돼 20억달러를 출자한다. 이중 현금 출자액만 16억달러에 달한다.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및 지적재산권 공유 등으로 4억달러를 출자한다.

현금으로만 출자하는 16억달러는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매각된 볼보(18억달러) 가격과 맞먹는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라는 의미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단순히 다른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것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완성차 브랜드만으로는 통신과 ICT, 자동차 산업을 아우르는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넘어서려면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과의 합종연횡이 유일한 방법이다.

조인트벤처 개요도(현대차 제공)© 뉴스1
조인트벤처 개요도(현대차 제공)© 뉴스1

단순 파트너십을 벗어나 합작사를 설립함으로써 기술 노하우를 현대차가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축적하다보면 이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된다. 단순히 자동차를 생산·판매하던 옛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사상최대 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앱티브와 손을 잡은 배경이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5G 통신, 인공지능 등 관련 산업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 4차산업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사업모델을 충분히 발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앱티브 합작법인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치면 이르면 내년에는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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