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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 들린다" 아내 살해 50대 2심도 징역15년…"심신상실 아냐"

재판부 "완전히 정신 나간 상태서 범행하지 않아"
피해자 딸 등 직계가족에게 용서도 못 받아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9-09-20 10:3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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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이 들린다며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안모씨(56)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안씨는 지난해 12월7일 서울 강서구의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30년이 넘는 결혼생활 중 상당 기간 아내와 자녀들을 때리고 폭언했고, 아내에게 또다시 폭행을 행사하다가 결국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알코올중독성 치매증상을 보여온 안씨는 "아내를 죽여라"라는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1심은 안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봤다. 정신감정을 담당한 법무부 치료감호소는 안씨가 알코올 중독이었고, 범행 당시 알코올로 유발된 정신병적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이 사건 이전 한두달 동안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허공을 멍하게 쳐다보거나 귀신과 대화하는 것처럼 행동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딸의 증언도 고려됐다.

다만 '심신상실'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안씨가 범행 직후 흉기를 보일러실에 숨긴 점 △현행범 체포 당시 '죄를 지었으니 죽여달라'고 한 점 △환청 또는 아내의 외도 의심이 범행 동기라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나 안씨의 평소 알콜의존적 정신상태를 다 고려하더라도 정신이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상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긴 했지만, 그 원인도 거슬러 올라가면 알코올에 의존하는 오래된 생활습관"이라며 "그로 인해 피해자와 가족들은 오랜 고통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안씨가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고 이러한 큰 범죄를 저질렀고 직계가족에게 아직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안씨의 형제들은 선처를 탄원하지만 피해자나 직계가족의 피해감정을 외면할 수 없다"며 안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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