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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쇠락한 순천도심 年1억2천 '할매표' 마을사업 꽃폈다

순천 금곡동 일원 도시재생 사업현장 둘러보니
"시간이 걸려도 주민의견 수렴이 최우선"

(순천=뉴스1) 김희준 기자 | 2019-09-19 11:06 송고 | 2019-09-20 10:55 최종수정
청수정 전경 / 김희준 © 뉴스1
청수정 전경 / 김희준 © 뉴스1

전남 순천시는 2014년부터 실시한 도시재생 선도사업지 13곳 중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선도사업 기간인 2014~2018년에 도시재생을 위한 마중물 사업을 완료한데다 국토교통부로부터 2년 연속 최고등급인 S등급을 부여받았다. 

여기엔 아이 키우기 좋은 '친환경' 도시라는 이미지에 더해 순천 원도심의 주거, 교육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사업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로부터 2년 연속 최우수 도시재생 지자체로 선정된 데다 현재도 남초등학교 학교재생사업(197억원), 순천역 재생사업(300억원), 순천터미널 재생사업(300억원)이 순항 중이다. 또 순천대 일원엔 300억원 규모의 대학 타운형 재생사업이 추진돼 2025년까지 원도심 전체가 재생된다.
마을 노인들이 과자를 만들고 있는 모습  / 김희준 © 뉴스1
마을 노인들이 과자를 만들고 있는 모습  / 김희준 © 뉴스1

◇마을 경로당이 연간 1억2000만원 마을사업으로 
17일 찾은 전남 순천 금곡동 일원에선 이 같은 '순천표' 도시재생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폐가가 된 한옥을 활용한 식당 겸 커뮤니티 공간 '청수정 마을카페', 철거 예정이던 승주군청을 활용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 지역 예술인의 문화 공간 '장안창작마당' 등이 모두 화려하진 않지만 옹골차게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청수정 마을카페의 경우 낙후지역민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경로당을 마을식당과 과자공장으로 새롭게 꾸려 연간 1억2000만원의 마을 소득원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양효정 순천시 도시재생과장은 "느리더라도 지역민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반영하는 방식을 택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편"이라며 "5년 정도의 시행과정이 걸렸지만 일자리 창출, 주거여건 개선에서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여기엔 민간주도를 이끌어내기 위한 순천시의 정책운용이 주효했다. 순천시는 2013년 4월 '국제정원박람회'를 기점으로 시민 400명이 모인 토론회를 열고 그 이후에도 66명이 참여한 도시재생 집중검토회의 등을 개최해 개발 이전 도시재생이란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또 순천시내 부서간 협업, 도시재생과 관련된 국토부, 문화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와의 긴밀한 협업도 지금의 순천시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순천시는 부처간 협업을 위해 2015년 경제관광국 하에 도시재생과, 경제진흥과, 투자유치과, 시민소통과, 관광진흥과를 배치했다. 이전까지 땅을 파헤치고 한번은 전화선, 한번은 가스선 등 비효율적이던 작업을 대폭 개선했다. 부처 협업을 통해 단 한번의 굴착으로 △하수관 △상수관 △도시가스 △한전지중화 등 8개 사업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흩어져 있는 도시재생 관련 정부부처와도 협업을 강화했다. 예를 들어 순천 부읍성 복원 사업은 당초 순천시비와 국토부 재정 등 총 200억원대 사업이었으나 이를 역사문화 관광자원 사업과 결합해 문화관광부로부터 35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정비된 마을 정경 / 김희준 © 뉴스1
도시재생 사업으로 정비된 마을 정경 / 김희준 © 뉴스1

◇도시재생 이후 주민 주거만족도 72% → 91% 급등 
그 결과 2014년 187가구 였던 빈집이 2018년에는 7가구로 줄었다. 빈집을 활용한 상업시설,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사회적 경제기업 40개 법인이 생겼고, 청년 및 노령 일자리가 156개 생겼다. 2015년 78만명 이었던 관광객은 2017년 87만명으로 늘었다. 순천시 내 상가 일평균 매출도 2014년 25만원에서 2018년 40만5000원으로 늘었다. 순천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천시 인구 순 유입 규모는 1144명으로 전남 22개 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전남지역 중 순천시만 유일하게 인구가 순증하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도 2015년 72%에서 2018년 91%로 크게 향상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서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마을이 되살아나는데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동네주민 하나하나가 마을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편 순천시는 2019년을 순천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2019 도시재생 한마당 행사'를 진행한다. 도시재생 협치포럼, 주민참여 경진대회, 학교재생 우수사례 공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도시재생 한마당 행사를 주관하게 됐다"며 "도시재생을 경험해 본 시민들이 전국 도시재생 주민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소통하는 힐링과 축제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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