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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못하는 '토끼' 트럼프가 도움되네!"…힘얻는 이란 강경파

NYT 분석…"이란 지도부, '최대 저항' 전략 효과"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19-09-18 18:21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정상회담 용의가 있다"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등 이란에 유화적으로 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이란 내 강경파들한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을 향해 유화적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이란 정책에서 호전적인 '슈퍼 매파' 강경론자 참모와 결별했고 이란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일부 대(對)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방법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폭력으로 대응해 왔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공격을 주도함으로써 국제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미국의 핵심 동맹을 모욕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미군 드론을 격추하는 사건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른 쪽 뺨을 때리는'(slap-the-other-cheek) 이란의 전략은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이란이 최근 자신들이 취한 공격적 행동들에 대해 서방과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입지를 효과적으로 강화하는 지렛대(레버리지) 역할을 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가끔씩 '군사 공격' 위협을 하긴 하지만 한창 재선을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는 일을 내심 크게 꺼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원유 시설 피격 사건 후 이란을 비난하면서도 군사 충돌을 피하고 협상하고자 하는 바람을 재차 드러냈다. 그는 "그들은 거래하고 싶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가했는데, 이란 지도자들은 이를 '경제 전쟁'이라 표현하면서 반격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이란은 또 최근 이란 공습을 승인했다가 막판에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보고 그가 군사력 사용을 꺼린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의 알리 안사리 이란 역사학 교수는 "이란 강경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inconsistency) 모습을 약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 강경파들한테는) 자신들의 '최대의 저항' 정책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정치분석가 알리 비그델리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사자가 아니다. 그는 토끼"라며 "이는 이란에 큰 격려(big boost)가 되고 있다"고 했다.

NYT는 또 일부 이란 관리들은 공격 이후 그들이 얻은 레버리지를 자랑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이마니 IRGC 군사 전략가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이란은 미국과 사우디와 벌이는 원유전쟁에서 아직 비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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