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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의 납치 신고’…뜻밖에 드러난 20대 여성 살인사건

동거남녀 5명, 지적장애 여성 살해뒤 시신유기

(군산=뉴스1) 박슬용 기자, 이정민 기자 | 2019-09-18 17:53 송고
18일 오후 같이 살던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 뒤 야산에 암매장한 피의자들이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군산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2019.9.18 /뉴스1 © News1 박슬용 기자
18일 오후 같이 살던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 뒤 야산에 암매장한 피의자들이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군산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2019.9.18 /뉴스1 © News1 박슬용 기자

“딸 아이가 납치된 것 같아요.”

지난 15일 경찰에 한 통의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 군산의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이 20~30대 남녀 무리에게 납치를 당했다는 것이다.  

납치당한 여성의 부모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통신기록 등을 통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익산의 한 원룸에 납치·감금된 여성을 발견하고, 범행을 저지른 A씨(28) 등 5명을 모두 긴급체포했다.

“사람을 죽여 시신을 파묻었어요.”

A씨 등을 조사하던 경찰은 납치를 당한 B씨(31·여)와 피의자들을 조사하던 중 뜻밖에 사실을 전해듣는다.

해당 원룸에서는 이전부터 B씨를 포함해 A씨 등 20~30대 남녀 7명이 모여 살았는데, 이 중 C씨(20·여)가 죽었다는 것이다.

C씨는 지난 6월 말 이들 무리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A씨를 통해서다.

해당 원룸은 방 2개를 갖춘 10평 남짓한 공간이다.

C씨가 원룸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B씨는 A씨 등과 동거생활을 했다. 남성 3명, 여성 3명으로 선후배 사이거나 연인 관계 등으로 얽혀 있다고 한다.  

이들 사이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C씨의 원룸살이는 순탄치 않았다.

A씨 등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C씨에 대한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

C씨에 대한 폭언·폭행은 두 달가량 이어졌고, 지난 8월18일 오후 A씨 등 2명의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결국 숨졌다.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유기하는 데 쓰인 차량. 2019.9.18 /© 뉴스1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유기하는 데 쓰인 차량. 2019.9.18 /© 뉴스1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폭행한 A씨 등 2명은 동거인 3명을 끌어들여 C씨 시신을 경남 거창군의 한 야산에 묻었다.

원룸이 있는 익산에서 134㎞가량 떨어진 거리로 차량을 이용해 실어날랐다.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B씨는 이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들 모두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원룸을 빠져나온 B씨는 군산에 있는 친구 집으로 도망쳤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만의 일이었다.

A씨 등은 B씨 행방을 쫓았다. 행여라도 범행이 탄로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소문 끝에 B씨가 친구 집에 숨어 지내는 것을 알아냈고, B씨를 납치해 원룸에 감금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군산경찰서는 18일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자신들의 범행을 일부 인정했지만 몇몇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납치사실을 친구로부터 전해 들은 B씨 부모가 경찰에 신고해 수사에 나섰다”며 “A씨 등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C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ljm19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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