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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난립 항공업계…못버티는 항공사 나온다

국내 LCC 9개로 늘어나…美와 동일, 日·中보다 많아
공급과잉에 LCC 적자난…항공시장 구조개편 가능성도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19-09-19 07:10 송고 | 2019-09-19 09:46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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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어프레미아의 변경면허 신청을 허용하면서 올해 3월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3개 항공사 모두 항공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로써 한국에서 비행기를 띄울 국적사는 11개까지 늘어난다.
저비용항공사(LCC)로 범위를 좁히면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보다 같거나 많은 LCC를 보유한 국가가 된다. 자연스레 업계 내 과당경쟁이 가속화돼 하위 항공사를 중심으로 의미있는 구조조정이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경영진 갈등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하며 면허취소 위기에 내몰렸던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면허를 유지하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6일 에어프레미아의 대표자 변경에 따른 변경면허 신청에 조건부 변경면허를 발급한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는 올해 3월 신규 사업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항공사 3곳을 모두 품게 됐다.

가장 먼저 이륙 준비를 서두르는 곳은 플라이강원이다. 플라이강원은 최근 1호기 도입을 마쳤고, 운항증명(AOC)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르면 오는 10월말 양양·김포~제주 노선에 비행기를 띄울 계획이다. 
논란 속에 변경면허를 승인받은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1월말 AOC 신청, 9월 첫 취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LCC 에어로케이도 최근 대표이사 공백 문제를 해소하고 AOC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AOC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들 항공사가 계획대로 취항준비에 성공한다면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띄우는 LCC들의 수가 기존 6개에서 9개로 늘어난다.

그러나 인구 대비 LCC가 지나치게 많아 과당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제고 취지와 달리 과당경쟁으로 인한 재무건성성 악화와 부실한 안전관리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한국보다 넓은 국토, 많은 인구 때문에 항공이동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LCC 수는 9개로 한국과 같다. 역시 인구와 국토가 한국보다 많고 넓은 일본과 중국의 경우도 각각 8개, 6개로 한국보다 LCC 수가 적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 내 과당경쟁으로 인한 구조조정 등이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미국의 경우 항공 규제 완화 정책 이후 항공사가 크게 늘었는데, 그중 다수 항공사가 수익성이 약해지고 부실한 안전투자로 사고가 잇따르며 파산에 이르는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의 국내선 계류장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여객기들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2016.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의 국내선 계류장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여객기들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2016.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미 이 같은 우려는 이미 기존 LCC들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대규모 누적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며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스타 항공 외에도 기존 LCC 5개사는 올해 2분기 공급과잉과 환율 등 외부변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274억원의 적자를 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만이다.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58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의 손실을 봤다.

더 큰 문제는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일본 노선을 늘리며 몸집을 키워온 LCC들은 경제보복 이슈로 번진 보이콧 재팬 여파에 일본 노선 공급을 줄이고 있다.

일본의 대체재로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미 중·단거리 노선은 포화상태다. 여기에 내년부턴 신규 3개사가 본격 취항할 예정으로 공급과잉은 더 심화될 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연스레 운임경쟁으로 번지고, 또다시 노선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며 "향후 미국처럼 인수합병(M&A)되거나 파산해 사라지는 항공사들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근시일 내 업계 전반의 구조개편이 촉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이번 불황을 기점으로 점유율 격차가 확대되고 재무구조 건전성의 차이에 따라 성장성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금흐름 악화를 견디기 쉽지 않은 하위 항공사를 중심으로 2019년말~2020년쯤 의미 있는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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