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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병원, 항거부제 없이 뇌에 신경세포 이식성공

향후 희귀질환 및 관련 뇌 질환에 적용 희망…실험성공에도 적용은 제한적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19-09-18 06:03 송고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면역 반응없이 뇌에 세포를 이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면역 반응없이 뇌에 세포를 이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연구진이 항거부제 없이 특정 뇌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관련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역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항거부제는 다른 감염에 노출되는 위험과 함께 환자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존스홉킨스 병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생쥐 실험을 통해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항거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특정 뇌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외부 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선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이식된 세포가 면역 억제 약물을 장시간 중단한 후에도 생존 및 번성하면서도 뇌 조직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같은 날 신경학 분야 저명 학술지 브레인(brain)에 기재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해 희귀하지만 파괴적인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난 펠리제우스-메르츠바하병(PMD)을 가진 어린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신호전달에 도움을 주는 뉴런 주변 보호막인 미엘린(myelin)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유아들이 앉거나 걷는 발달상의 장애와 근육 경련을 일으키며, 팔과 다리에 부분 마비증상이 특징인데, 모두 미엘린을 형성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태아 10만명 당 1명꼴로 나타나지만 국내 유병률은 40만명당 1명으로 알려졌다. 
피오트르 월작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방사선과 부교수는 “이 상태는 한 종류의 세포에서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돌연변이에 의해 시작되기 때문에, 세포치료를 위한 좋은 목표가 된다”며 “이 치료는 건강한 세포 또는 병들거나 손상되거나 사멸하지 않도록 설계된 세포를 이식 하는 방법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결함이 있는 세포를 대체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면역체계다. 면역체계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목표일때는 이롭지만 장기나 조직, 세포 등을 이식할 경우에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러한 면역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통적으로 항거부제를 처방하게 되는데 이는 환자를 다른 감염 및 부작용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환자는 이러한 항거부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부작용 없이 면역반응을 멈추기 위해 연구진은 주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월작 교수는 T세포가 공격전에 받아들이는 신호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제럴드 브렌다처 존스홉킨스 혈관이식연구소 교수는 “이런 신호들은 면역계 세포들이 우리 몸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거나 피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아이디어는 면역체계가 이식된 세포를 궁극적으로 체내 조직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T세포 표면에 CTLA4-Ig와 항 CD154라는 2가지 항체를 결합해 외부 입자와 마주쳤을 때 T세포가 공격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공격신호를 차단했다. 월작 교수에 따르면 이 결합은 이전에 동물에서 장기이식에 대한 거부 반응을 차단하는데 성공했으나 미엘린 복구를 위한 세포이식에서 실험이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생쥐 뇌에 이식한 신경아교세포의 생존 및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특수 카메라로 관찰했다. (사진출처=존스홉킨스 병원 홈페이지)© 뉴스1
연구진은 생쥐 뇌에 이식한 신경아교세포의 생존 및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특수 카메라로 관찰했다. (사진출처=존스홉킨스 병원 홈페이지)© 뉴스1

이번 실험은 생쥐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뉴런을 둘러싼 미엘린 막을 생성하는 신경아교세포를 생쥐 뇌에 주입했다. 이 특정 세포들은 연구진이 관찰 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되어 빛을 발하도록 만들어졌다. 연구진들은 이 신경아교세포를 정상적인 쥐, 아교세포를 형성하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 그리고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없는 쥐 이렇게 3종류의 생쥐에 투여했다. 그 후 면역반응을 차단하기 위해 항체를 투입한뒤 6일 후 치료를 중단했다.  

연구진은 매일 발광하는 세포를 감지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사용하여 생쥐의 뇌 사진을 찍어 이식된 신경아교 세포의 잔존 여부를 관찰했다. 관찰결과 항체치료를 받지않은 대조군에 포함된 생쥐에 이식된 세포는 즉시 사멸하기 시작했고 21일 후에는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항체 치료를 받은 생쥐들은 203일 이상 이식된 신경아교 세포가 상당량을 유지하며 치료를 끓은 후에도 생쥐의 T세포에 의해 소멸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센 리는 “빛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세포가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이식 수술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결과를 T세포를 포함한 면역체계가 이식된 세포를 죽이는 것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로 연구진은 이식된 신경아교세포가 뇌에서 정상적으로 미엘린 막을 생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잘 살아남았는지 확인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사용해 활성을 보이는 신경아세포가 있는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를 비교해 차이점을 발견했다. MRI사진을 통해 연구원들은 치료받은 생쥐의 세포들이 실제로 뇌의 적절한 부분을 채우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월작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생쥐 뇌의 국소부위에 제한된 결과라며 제한적이라고 경고했으며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뇌내 세포전달 방법에 대한 연구와 결합해 전 세계적으로 손상된 뇌를 복구하는 치료에 도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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