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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 아냐" '아워바디', 최희서가 청춘들에 전하는 위로(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9-17 12:55 송고
영화 아워바디 포스터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포스터 © 뉴스1
영화 '박열'로 2017년~2018년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배우 최희서의 신작 '아워바디'가 공개됐다. 최희서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면서 "여성 영화라고만 생각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아워바디'(감독 한가람)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한가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희서 안지혜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워바디'는 8년간 고시 공부만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방치하던 주인공 자영(최희서 분)이 우연히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 분)를 만나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최희서는 극 중 어렸을 때부터 모범생인 명문대 졸업생 자영 역을 맡았다. 자영은 실패로 점철된 20대를 보내고 이제는 어느 것에도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허무주의자가 된 인물. 겉으로는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운다. 지구력이 강해 한번 빠져든 것에는 지칠 때까지 매달린다.

이날 최희서는 캐스팅 과정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 프로필을 두고 왔던 게 영화 '옥자' 촬영 끝나고 일이 없었을 때였다. 그때 프로필을 여러 장 뽑아서 책상 위에 두고 왔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대학생이었던 한가람 감독님이 몇년 후 기억해주시고 전화를 주셨다"고 회상했다. 
또 최희서는 "시나리오 읽어보면서는 한 여성 변화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영화가 드문데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이걸 잘 하면 저도 용기있는 배우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언젠가 평범한 여성의 삶에서 변화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딱 제가 원하던 영화였지만 물론 운동하는 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워바디'를 촬영한 후 실제로 자신의 변화된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최희서는 "실제로 제 삶이 바뀌었다"며 "촬영 이후로 계속 조깅을 하고 있다. 운동해서 몸이 변하는 몸의 정직함이 위로가 되더라, 살면서 제 뜻대로 되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은데 운동하면 땀도 나고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운동 통해 위로 얻을 수 있단 것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달리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촬영 전 준비 과정도 쉽지 않았다. 최희서는 "운동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달리기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이 영화 하게 되면 많이 뛰어야 하는데 괜찮을까 했다"며 "처음에는 1분 걷고 1분 뛰기를 20분 했다. 점점 걷는 시간 보다 뛰는 시간을 늘려나가서 30분 내리 뛸 수 있게 됐다. 영화 찍기 한달반 정도부터 매일 밤에 뛰었다"고 털어놨다.

또 최희서는 극 중 장면을 위해 실제로 복근을 만들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거울 보면서 복근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복근이 생겼다, 이를 바라보는 자영'이라는 지문 때문에 복근 만들어야 했다. 그건 그것대로 PT 선생님과 매일 1시간 반 정도 PT를 받고 또 뛰는 트레이닝을 했다. 또 배우로서는 뛸 때 감정 알아가는 것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안지혜는 극 중 어렸을 때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재는 출판사 직원인 현주 역을 맡았다. 현주는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 벌써 8년째에 접어든 인물. 글만 쓰다가 약해지는 몸 때문에 시작한 운동이 몸을 바꾸고 정신과 삶도 바꾸게 됐다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건강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운동만으로 메울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안지혜는 '박열'에서 지켜본 최희서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박열'을 보고 희서 언니를 좋아했다"며 "차기작은 무엇을 하실까 기사로 근황을 접하고 있었는데 '아워바디'에서 연락이 왔다. 너무 좋고 당황하기도 하고 너무 좋으니까 희서 언니와 같이 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안지혜는 "시나리오 받고서는 불안한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이런 청춘의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그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정말 열심히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기계체조라는 운동을 해서 대학교 1학년때까지 선수생활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많이 달리기도 하는데 달릴 때 느낌 호흡을 너무나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운동하려고 했다. 이전에는 달리기 폼을 신경 쓰지 않았다면 폼을 확인하기도 했다. 극 중 사진을 위해 등 근육 키우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식단 관리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최희서는 이 영화가 여성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저는 이 영화가 영화라 생각지 않는다. 물론 여성이 주축이 됐지만 제목이 '아워바디'인데 사람이라면 몸을 쓰기 시작했을 때, 좌절한 상황에서 몸을 쓰고 운동을 하면서 근육 생기고 그런 자신을 바라볼 때 감정 등에 대해 남성 분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극 중 자영은 운동으로 변화되지만, 그럼에도 갑자기 성공하는 인생을 살게 된 것도 아니다. 여성이 주축이 된 건 기뻤지만 성별에 국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사람 감독은 "'아워바디'는 제 경험담서 갖고 온 이야기다. 저도 20대에 미래가 불투명하고 취업 준비도 오래 했었다"며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낮에는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고 답답한 시간 보내다가 밤에 달리기를 하면서 고민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좋아했던 성격은 아니었는데 처음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그러다 영화로 이야기가 출발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가람 감독은 "저는 사실 제 또래 고민 담고 싶어 출발한 영화"라며 "영화가 뭔가 뚜렷한 위로, 해답 제시하는 영화 아니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 모두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극 중 자영이처럼 한 번이라도 혼자 밖에서 뛰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는 바가 클 거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아워바디'는 특별한 얘기라기 보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라 생각이 든다. 고민 있는 자영 또래 친구들이 본다면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살아도 괜찮다' 정도의 위로를 전달하고팠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희서는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어떤 잣대 속에서 가치를 평가 받는 것 같다. 공무원 시험에 함격했느냐 안 했느냐, 인턴에 붙었냐 안 붙었냐 등 평가 잣대에서 다들 괴로워 하고 인정받지 못한 것 같은 생각드는데 자영이는 하고픈 걸 해버린다. 조깅을 하고 숨차서 죽을 때까지 뛰어본다"며 "조깅을 한다고 누가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행복을 찾아가고 처음으로 내 삶의 주인이 돼가는 이야기인 것 같다. '아워바디'는 그래서 운동영화이자 성장영화다. 가시적인 잣대로 평가 받지 않고서 자신에 대해 '나는 이런 사람이야, 조깅이 좋아'라는 이런 애티튜드 가질 수 있는 그런 청춘 어떨까 한다. 그런 점이 2030대 관객들에게 질문 던질 수 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워바디'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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